배우자의 취미는 쇼핑입니다!

아내가 안 보니 안심하고 쓰는 글

by 노이 장승진



배우자의 취미는 쇼핑이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주로 먹거리와 인테리어소품 쇼핑이다. 배우자는 생활력이 강한 지방출신의 여자였다. 특별히 돈을 낭비하지는 않을 뿐더러 매우 검소한 사람이었다.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아파트 내에 있는 사우나에 가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인 배우자에게 하나의 추가된 즐거움은 쇼핑인 것 같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홈쇼핑이 주종목이 아닌 것이 다행이다. 하지만 먹거리와 인테리어 소품 쇼핑도 그 폐해는 만만치 않다. 대형냉장고 2대의 냉장고와 냉동고가 항상 꽉 차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는 걸 체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버리는 것이 태반이기도 하다. 아무튼 우리 나머지 가족은 냉장고와 싫증이 난 인테리어가구나 소품 버리는 게 주말의 주요 과업이다.


나 또한 공부쇼핑중독이기 때문에 많은 돈을 낭비하여 할 말은 제대로 못 하지만 나도 모르게 참다 참다 어쩌다 한소리 하면

"다 가족들을 위한 쇼핑인데, 무슨 헛소리야!"라고 강력한 반격에 나는 나도 모르게 깨갱 하면서 입을 다물어 버린다.


같이 생활하는 아들과 딸은 냉장고에서는 항상 먹을 것이 꽉 차 있어 그래도 매우 만족스러워하기도 한다.

배우자가 이렇게 특히 먹거리 쇼핑 중독이 된 이유는 어렸을 때 7남매의 어려운 가정에서 성장해서인 것 같다. 당시 배우자는 7남매의 틈에서 밥을 먹을 때도 왕창씩 밥을 하고 차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인 것 같다. 학용품살 돈은 전혀 받지 못했고, 초등학교 고학년 될 때까지 장모님이 빤스도 안 사주고 언니들 입던 것만 물려받아 입었다고 했다


이에 반해 나는 서울깍쟁이인 셈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우리 부모님은 없는 살림이지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먹는 것은 풍족히 먹기 위해 준비하면서도 식탁에 반찬을 남기지 않고 설거지하기 편하게 먹을 만큼만 조금씩 담아서 식사를 했다. 우리 집도 매우 가난하였지만 서울이어서 여러 가지 문화적 혜택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서울쥐와 시골쥐의 만남이 우리의 결혼이었다. 서로 너무나 다른 문화와 성향에 피 튀기는 싸움을 밥먹듯이 했지만 이제는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내가 100% 수용하는 방향으로 집안을 꾸려나간다. 어차피 고치기 어려운 생활습관 성격인데 내가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 뒤로 우리 집안에서 싸움은 매우 특별한 경우 외에는 일어나지 않고 사라져 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오늘도 나 스스로를 불행하면서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여기면서, 마음속으로는 불만이 많지만 입밖으로는 배우자에게 외쳐본다!


"당신은 언제나 옳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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