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의 찬가

계륵 같은 직장생활

by 정민

사직서를 쓸 때가 되면, 참 모든 것이 감회가 든다.


이 회사라는 곳이 좋으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좋지 않다고 느껴진 점은, 회사가 잘되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지만 회사가 어려워지면 모두가 서로의 적이 되어 마치 먹이를 주지 않는 햄스터 우리처럼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나는 내 다음 세대에게는 직장 생활을 권하지 않을 것이다.

2대를 이은 나의 15년 직장 생활을 토대로 경험해 보면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결론적으로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직장 생활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스템의 안 좋은 것만 모아둔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학창 시절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 대학은 내신과 수능으로 경쟁하고, 입학 후에도 경쟁하며, 졸업해서 회사에 들어가서도 끊임없이 경쟁한다. 성과를 내야 하는데 서로 경쟁하기 바빠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고, 성과가 있더라도 그건 내 것이 아닌 회사의 성과가 된다. 직장 내 정치에 휘말려 온갖 인간관계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것이 대단히 어렵다. 이곳은 제로섬 게임일 수밖에 없고, 나이가 들수록 이런 제로섬 게임을 계속하는 건 불리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나는 솔직히 이 회사 생활이 안정적인 급여를 준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5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해보니 솔직히 말하면 딱 먹고살 정도의 돈만 준다. 대단히 큰돈이지만, 셈을 쳐보면 공과금 내고 대출이자 내고, 생활비로 쓰는 용돈 같은 마치 내 신용카드 같은 존재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인플레이션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S&P 500은 연간 15%씩 오르는데 내 월급은 그만큼 오르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연봉을 올리려면 계속 새로운 환경과 리스크에 도전하며 자신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사업이 쉬운가? 지금 나이에는 사업이 쉽지 않지만, 만약 내가 20대나 10대였다면 수요와 공급에 맞는 사업을 시작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실패도 하고 방향도 못 잡겠지만,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고민해 본다면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솔직히 그 나이에는 사업할 돈이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이가 들 수록 리스크가 커진다.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여기까지는 회사를 다니는 것과 아닌 것에 차이가 크게 안 느껴지실 수 있지만,

내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많은 방법 중에서, 부모님이 사업체가 있다면 내가 무엇을 해도 좋겠지만, 부모님도 그렇지 않고 나도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한다.

결국 위의 수많은 단점을 뒤로하고 차선책은 직장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 다니되 회사에서 더 큰 것을 바라지 않고 꾸준한 성과를 내며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 또한 업무 시간에 딴짓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업무 외 행동을 하면 결국 내가 지치고 주변이 알아채기 때문에, 본연의 일에 충실하면서 돈을 알뜰히 모아 새로운 사업이나 나만의 방향—재테크나 부업이 아닌 진정한 내 사업—을 꾸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사실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본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대학을 나오고 회사에 들어갔지만, 실제로는 돈을 버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물론 사업은 대단히 어렵고 시작하는 것만 생각해도 끔찍하지만, 조직 생활은 언젠가는 끝내야 하고 사업은 언젠가는 시작해야 한다.

빨리 시작할수록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회사는 결국 내가 떠나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이 회사와 나의 관계가 금전적으로 올바른 가치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 들인 비용과 취업 준비 비용, 그리고 실제 받은 연봉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즉, ROI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인생은 길지 않고 특히 전성기는 짧기 때문에 우리는 늘 도전해야 한다. 도전하면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에 공감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퇴근 후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꾸준히 준비하는 것—그것이 실패하든 성공하든—자체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예시, 실패하면, 이력서에 대단한 한 줄이 될 것이고, 성공하면 사업의 위대한 한걸음을 낼 것이다.)

거창한 것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일단 시작하면 새로운 시도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질 것이다. 요즘은 인스타그램, 소셜 마케팅, 스마트스토어 등 방법이 많다. 이를 통해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면서 내 사업 시스템도 발전한다. 꼭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니지만, 결국 내 가능성을 열어낼 수 있는 건 나 자신이다. 그래야만 미래를 더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회사가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회사를 늘 떠날 곳이라고 생각하며 다니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되 현실적인 사고를 갖고, 불필요한 관계에 에너지를 쏟지 않으며, 자신과 가족을 위한 고민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여기까지 들으면 회사를 다니지 말라는 건가? 어쩌자는 건지?

솔직히 다니지 않으면 좋겠지만, 회사가 주는 안정감은 상당하다. 신용대출이 쉽게 나오고, 꾸준한 월급으로 결혼 준비도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10대, 20대에 들인 공부가 보상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퇴근 후에는 책임에서 자유로운 좋은 공간이 생긴다. 특히 공직이라면 더욱 좋다. 큰 잘못만 하지 않으면 연금처럼 꾸준히 수입이 생기니 괜찮은 전략이다. 경조사가 있을 때도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우리가 회사 생활을 노동자로서 한다고 볼 때, 다음 4가지를 명심하면 좋다. 우리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한민국 평균이 되어 과반수가 취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평균을 넘어서야 한다. 노동자들 내부의 평균이 아닌, 노동자·전문가·경영자·투자자라는 4단계를 생각해야 한다. 전문가가 되려면 자격이 필요하다. 전문가는 전문 지식으로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어려운 일이지만 한 분야를 오래 경험하면서 쌓이는 것도 전문성이 된다. 꼭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살다 보면 남들이 인정하는 적성과 재능이 생긴다. 무조건 돈을 좇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이 우연히 잘 맞고 재미있으며, 힘들지만 돌아보면 괜찮은 일들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일들이 수월해지고, 이런 전문성이 자연스럽게 사업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진정한 사업가의 시작이다. 이런 발전 경로를 이론적으로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10대 때는 열심히 공부하고, 20대 때는 좋은 대학에서 공부해 무난히 취업에 성공하되 성공에 도취되어 술 마시지 말고 저축을 늘린다. 30대 때는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퇴근 후에 연구하며 조금씩 투자해서 사업을 성공시키고, 40대 때는 원할 때 떠날 수 있도록 사업 기반을 잘 다져두면 좋겠다. 즉, 노동자에서 투자자까지 4단계를 꾸준히 한 걸음씩 나아가는 방법을 염두에 두면 큰 어려움 없이 성공할 수 있다. 물론 SNS나 TV를 보면 세상에 나보다 잘난 사람이 많지만,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남과 비교하다 보면 평생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행복의 기준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

내가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나은 삶이었으면, 나는 그게 행복이었기를 기대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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