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도 내가 조금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굉장히 오랜 기간 그것에 대한 자신에게 물음이 있었고, 이윽고 그 물음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채 가슴속 수십 번째 방에 걸어두고 꺼내두지 않았다.
기억나는 나의 어린 시절은, 호기심이 많고, 사고가 많고, 그래서 많이 다치는 평범한 남자아이였던 것 같다. 어울리고 싶어 했지만 잘 어울리지 못했고, 과도한 것을 좋아했고, 과도해서 관심을 받는 것을 조금 좋아했었던 것 같다. 이상하리만치 작은 사고들이 있었고, 그 유발자는 대부분 나였던 것 같다. 원인은 모르고, 결과만 따져 물었을 때는, 일종의 왜곡된 결핍이 아니었던가 싶었다.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나는 그때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특별한 사연두 개는, 걸음마를 막 시작하고, 엄마가 뭘 하는 사이에 집을 뛰쳐나가 200여 미터를 걸어 나갔다는 사실과, 친구에게 모래를 던져서 눈을 아프게 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두 개만 봐도 지금도 육아를 하고 있는 나에게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지 싶은 것은, 육아를 하는 과정에서 저렇게 돌발적인 행동들을 하는 자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 다양한 편견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 나는 누구를 탓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이상했다는 것이다. 조심스러움은 없었고, 계단을 똑바로 오르지 못했고, 글씨는 항상 갈겨써졌으며, 무언가 항상 산만한 채로, 유년시절을 보내왔던 것은, 이 사람의 유전적 행태라기보다도 후천적 기질이라고 추정만 할 뿐, 그냥 그런 사람이라고 자신을 판단했었던 것 같다. 대체로 부끄러웠던 것은, 학업에 열중할 수는 없었으나, 조금만 집중해도 나쁘지 않은 결과가 있었고, 그리고 곧 우쭐해지고 대단히 뛰어난 실력을 절대 내지 못하는 전혀 끈기가 없는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있었는데, 알다시피 10대만 되어도, 많은 시간을 집중하지 않으면, 어떤 것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상하게 관심을 받고 싶었다. 그 행동들은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를 굳이 한다고 하면 ,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뭐 말하자면 특별한 것들도 아닌 것이, 아들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건 가 싶으면서도, 기행 하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몇 가지 사연을 적자면,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다치는 것을 자주 일으켰고, 혼자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위험을 감수하는 일들을 즐겨했었던 것 같다. 왜 그랬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가족 탓을 하는 것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밖에서 회사 생활에 충실해야 집이 살아나야 한다고 믿는 아버지는 가정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집에서 나만 키우는 엄마는 늘 생활비가 부족해서 아르바이트를 겸해서 했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관심이 필요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거나, 그게 마음속에 결핍으로 자리 잡았을 수도 있고, 선천적으로 나 자신에게 어떤 진정할 수 없는 에너지 때문에 부모님께서 힘든 시간이 있으셨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부모님 탓을 하지 않고 있느냐면, 이건 약간 나만의 이상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한 것은 10대 때 일이었는데, 예전에는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을 원했었고, 실제로도 시간이 남들보다 조금 빨리 간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조급했고, 그냥 좀 더 과하게 밝고 과하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라고 나는 생각했지, 실제로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웃긴 이야기 이겠는가, 그런데 나는, 시간이 빨리 갔다.
그게 사실이라고 느끼게 되었던 건 무려 20년이 지난 30대에 알게 되었고, 시간이 빨리 가면 왜 인지 알찬 하루를 보냈었던 것 같고, 그냥 그게 어른이 되면 으레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는 이게 괜찮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 보다 조금 더 빨리 많이 무언가를 더 많이 하면 괜찮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은 나는 그런 채로 지금껏 살아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흔적의 시작을 고민하다 보니 어릴 적부터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다.
어릴 적 작은 충격이 있을 수 있었다. 머릿속에는 생각의 벌레가 끊임없이 전두엽을 통해 지나가고 있었고, 한번 상처를 받으면, 누군가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면서, 핑계를 대기 시작한 것이 10대에는 부모님의 핑계를 댔고, 20대에는 친구들의 핑계를 댔고, 더 이상 핑계 댈 사람이 없으니 누구 탓으로 돌리고 있는 내 모습이 사실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원인은 역시 불명 나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20대에는 술을 마시는 것을 즐겨했는데, 이유는 단순했다. 시간을 낭비하고 싶었다. 정말 정의 자체가 그랬다. 왜냐하면 술을 마시는 것은 최소 24시간의 낭비를 경험할 수 있다 마시는 시간 취하는 시간 수면 시간도 방해되면서 다음날 숙취하는 시간까지 아주 시간이 넘치게 낭비할 수 있다.
그럼 낭비의 이유를 들어야 한다.
술을 마시는 데는 돈도 드는데 이 두 가지를 낭비하면 대단히 기분이 좋다. 마치 내가 잘 살고 있는 것 같고, 마치 내가 뭔가 이룬 것은 없지만, 해방감이라는 게 있고, 다음날 대충 살아도 월급은 나오니까, 그 월급을 쓰고, 그리고 어차피 이돈 얼마 모아봤자, 등록금 대출 갚는데 쓰고 뭐 저축하다 보면 남는 돈도 없고, 어차피 돈도 남지 않을 것, 그냥 즐기는데 쓰자에 모든 것을 기울게 되었다.
20대를 그렇게 낭비하고 신나게 즐기다 보니까, 내 나름대로 보호책은 필요했는데, 이제 시간을 낭비하는 법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시작했다. 아무 일을 했다. 나에게 들어오는 일들은 모두 하기 시작했다.
힘든데 돈이 안 되는 일, 힘이 들지도 않고 돈이 되지도 않는 일,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 들을 그렇게 달려들어서 했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하기는 했다. 왜냐면 나는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간을 낭비하려면 술을 마셔야 하는데 돈이 없으면 안 되니 일당이라도 벌어야 했다.
삼겹살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술집에서 나를 부르더라, 거기 주방에서 요리를 한 1년 하고, 그렇게 2년을 쓰고 나, 물류 센터에 가서 야간 일을 하고 집에 들어오기 전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자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즈음, 이력서 쓸 줄도 모르는데, 대충 써 내린 이력서로 나를 회사에서 불러주기도 했다. 그러니까.. 어떤 노력의 것이 하나도 없는 날 것 그 자체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운이 무진장 좋은 놈임에 분명했다.
뭔가 고장이 나있는 상태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도대체 원인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어디 나사 하나 빠진 채로, 그렇게 20대를 시작하게 된다.
여전히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남들보다 직장 생활을 빨리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아둔 돈은 없다. 아시다시피 내 내면은 모른 채 자격지심에 휩싸여서 얼마 되지도 않는 200만 원을 흥청망청 쓰기에 바빴고, 솔직히 흥청망청 할 돈도 아니었는데, 남들 하는 건 다 해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때 만약에 저축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으면, 비슷한 것이라도 해볼 요령이라도 있었겠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더 퇴근하고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사람들은 싫어하는데 나는 이걸 왜 싫어하는지 이해를 못 했다.
회식이 끝나도 또 술 마실 사람들을 찾고 술을 마셨다. 그리고 다음날 회사에 출근을 한다. 나는 정말 특이한 상태로 수년을 그렇게 살게 되었다. 생각하면서 살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어차피 숙취에 담겨 사느라 생각할 것도 없었고, 생각할 이유도 없었다. 도대체 나는 뭐가 문제였을까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유를 찾지도 않았다.
그냥 중독자였다.
중독의 거리를 찾았다. 그중 가장 오래 중독된 것이 술이었던 것 같다. 그다음으로 오랫동안 가진 중독은 없었던 것 같고, 그것은 항상 본질에서 멀어지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본질에 대한 노력은, 굉장히 특이한 부분이었는데, 내가 느끼는 본질은 똑바로 살지 않는 것이었다. 남들이 다 하는 공부를 똑바로 하지 않았고, 처음부터 집중이 안되었는지 집에서도 하지 않고, 학원에 가서도 하지 않고, 쟤는 하면 잘하는데 공부를 안 한다는 식으로 , 근데 학원에 가면 공부를 일부러 방해하고, 학교에서도 공부를 하지 않고, 나서기를 좋아해서 반장 부반장으로 하고, 대충 해도 중간은 하니 그 정도를 유지하려 했다가, 가장 필요한 시점에서 나는 더욱 공부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계기가 딱히 있었던 것은 아니고, 내가 미래에 하고 싶은 것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이혼 원만하지 못한 교우 관계 사실 핑계를 대기에는 너무 인생에 굴곡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누구나 다 이런 이벤트 정도는 있지 않았나? 그냥, 나는 꿈이 없었고, 생각보다 잘하고 싶지 않았고, 그냥 좀 괴로웠다.
중독이라는 말이 과했다면, 무엇 인가에 빠져야 편안함을 느꼈다.
처음에는 인간관계, 다음에는 술, 다음에는 빠질만한 무언가를 계속 찾아 헤매었던 것이다.
머릿속이 폭풍이었다. 항상 뭔가에 빠져있었어야 했다.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는데, 공부 빼고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많았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때에 초등학교 때는, 공부를 뺀 나머지에 관심을 가진 덕에 세상 오지랖부리기 좋은 반장 부반장을 하면서 학교생활의 전부가 교우관계였고 10대에는 인터넷에 빠져서, 그 세상 속에 나를 넣는 일들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는 충분히 빠져서 하고, 가 하라고 하면 죽도록 싫은 게 그 이유이면서, 싫으면서도 해야 하는 인내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그런 특이한 행동들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도 에너지가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것이 아니면 기억이 없다. 그런데 이런 자신도 온 앤 오프가 심각하여, 원동력을 잃어버리면 본체조차도 잃어버리는 특이점이 생긴다.
본체를 잃는다는 것, 쉽게 우울증에 빠지고, 쉽게 공황이 오고, 쉽게 외로워지는 특이한 현상이다.
의지하지 않으면 혼자 일어서야 하는데 그 관계에 대한 상처가 크다 보니 결국 혼자 성장하는 것을 택하게 된다. 혼자 성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인생에서 하면 안 되는 가장 큰일이 독학이다. 유일하게 독학이 허락되는 곳은 사업인데, 그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 굉장히 많은 관계를 맺어야만 사업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사업조차도 독학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을 크게 번창시키려면 나와 다른 기질의 사람들을 더 모아서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진행이 되고, 나는 위와 같은 성격을 정의할 때 보통 사업가 기질이라고 표현한다. 사업가들은 두부류로 나뉘는데 몽상과 와 이성파로 구분을 할 수 있다고 보며, 내가 말한 위의 기질은 몽상가에 가까운데, 저런 성격은 회사생활을 하면 사우관계가 올바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왜곡된 행도으로 많은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패배감은 옵션이고, 자존감 자신감이 모두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 나는 여기서 관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인생을 돌아보니 관계를 너무 집착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모든 관계를 끊었다. SNS가 발달해서 10대부터 이어온 그룹채팅방 오픈채팅방 모든 관계를 오프 시켰다. 필요한 연락은 어차피 전화가 오고 문자가 온다.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처음에는 이것을 벗어나는 것이 맞을지 몰랐다.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부의를 안 해줄 것 같았다. 근데 그것도 사실 상관없는 것 아닌가 싶었던 것은, 내가 못살겠는데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모든 살아있는 붉은 실들을 끊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Disconnect 되었다.
언젠가 다시 연결하면 되지만,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연결하면 되는 것.
그렇게 수많은 연결이 끊어지고 나서, 간간히 안부연락을 받을 때 느꼈던 것은 역시 이 정도로 중요한 관계가 아니면 역시 그동안 자격지심에 소셜네트워크에 우리는 서로 끈끈한 척 끊임없이 24시간 대화하고 연결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에 확신을 가졌다.
모든 것을 끊었다 더 이상 사람을 만나지 않고, 더 이상 저녁 약속이 없어졌고, 주말에 눈을 뜨면 굉장히 조용해졌다.
물을 끓였고, 커피를 내렸다.
이때만 해도 무엇인가 달라진 점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나 자신에게 묻기 시작했다.
네가 지금 필요한 건 뭐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