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시
늦지만, 늦지 않았다
일흔여섯의 봄, 다시 시작한 나의 배움
나는 다시 책을 펼쳤습니다.
주름진 손에 펜을 쥐고,
굳은 마음 위에 용기를 얹었습니다.
젊은 날,
배움이 없다는 이유로
수없이 작아졌습니다.
쉼 없이 살아왔지만
세상은 내 노력을
쉽게 지나쳤습니다.
그래도 꺾이지 않았습니다.
꽉 다문 입술로 참아내며,
가슴속 깊은 곳에
배움의 불씨를 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늦은 밤 컴퓨터 앞에 앉아
나는 다시 배우기 시작합니다.
세월에 밀려 놓쳤던
지식의 조각들을
하나씩, 천천히
내 마음에 담아 갑니다.
처음엔 손이 떨렸고,
화면은 낯설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글자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늦었지만, 괜찮다.”
“너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압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삶의 깊이는
졸업장(4년)이 아니라
걸어온 마음으로 채워진다는 것을.
나는 지금
학생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꿈꾸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나는 걷습니다.
가늠할 수 없는 이 길 위를.
늦었지만,
결코 늦지 않은
나의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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