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안고서

마음의 산책: 시

by 하태수 시 수필

세월을 안고서



펑퍼짐한 댓돌 아래

아지랑이가 하도 간지러워
눈길은 가슴속을 살핀다,

꽃술에 잉잉 대는 들 벌도
들녘의 귀 모퉁이에 무. 배추.
흘금흘금 바라보는 밭두렁 길

내 속 들여다보니
마음의 창문 열 수가 없고
가고 싶어도 먼 길
허공의 다리뿐

마른풀 태우듯 매운 연기처럼
샅샅이 살피는 불빛으로
나를 청소하며


빨래하듯 업(業)의 때도

반복짓을 하네.
===
<첨언>:
업(業):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소행.



이전 03화멋지게, 우아하게 늙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