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찌값 청구서
그해 봄, 날씨도 좋고 보리도 쑥쑥 올라
오던 철이었습니다. 마누라가 밭에 다녀]
온다고 시내 장에 따라나섰다가,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자꾸만 멀어지는 겁니다
“야, 늙은 것아, 왜 이렇게 늦게 따라오니?”
하니까, 마누라가 숨을 몰아쉬면서 한 마디
하대요. “속이 답답하고 숨이 차서 빨리
못걷겠어요…”
얼굴을 빤히 쳐다봤더니, 글쎄, 색이
누렇다 못해 꼭 병아리 간장 찍어놓은
것처럼 노란 거 있죠. 농사꾼 눈에는
풀떼기든 사람 얼굴이든, 이상하면
바로 티가 납니다
‘이거 속이 단단히 상했구나’ 싶어서
시내병원으로 데리고 갔지요. 젊은 내과
과장이라는 양반이 뭐 라카냐면,“역류성
식도염 이니 약 한 달치 먹이면 됩니다”
하더이다
그래서 약을 꼬박꼬박 먹였지요. 근데
이게 웬걸요. 낫기는커녕 며칠 뒤엔
밭두렁에 쭈그려 앉아 식은땀을 삐질
삐질 흘리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겁니다
“이 노인네, 이러다가 진짜 퍼지는 거
아냐 ?”그때부터 가슴이 콕콕 쑤셔왔
습니다. 마누라는 또 멀쩡한 척 농사일
을 계속하길래 ‘그냥 또 아픈 척 하나
보다’ 싶었는데, 나중에 생각하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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