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아버지께서 보따리 달랑 매고 대문을나선다

by 하태수 시 수필

아버지께서 보따리 달랑 매고 대문을

나선다


오늘은 아버지(95세)와 함께 집 마당

앞 비닐하우스의 차광막 작업을 하게

되었다. 하우스는 가로 6미터, 길이 25

미터 크기의 것이 두 동이 있다. 먼저

한 동에 검정 차광막을 씌우기로 하고,

높이 5미터 지점에 나일론 끈을 묶어,

사다리를 타고 내가 그 위로 올라갔다.

그때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아버지, 모서리 한쪽만 먼저 올려 주세

요.”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께서 소리를

치셨다. “이놈아, 네가 묶은 거 말고, 내

가 묶어둔 데로 올라갔다가 내려와!”

나는 위태로운 사다리 위에서 떨리는

다리로 대답드렸다

.
“아버지, 제가 묶은 거나 아버지께서

묶은 거나 똑같습니다. 그냥 아무 데나

올려 주세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버지께서 버

럭 소리치셨다.


“이놈이 아비 말을 우습게 아느냐!”
“잘 묵고 잘 살아라, 이놈아!”

그리고는 내동댕이치듯 작업장을 떠나

방으로 들어가 버리셨다.


이를 지켜보시던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셨다.
“영감, 묶은 줄이 뭐 다르다고 이놈

저놈 욕을 해가며 성질을 내시우?”

그렇게 해서, 하우스 작업장에서의 첫

번째 부자 간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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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늦게 피는 꽃일수록 향이 깊듯, 삶의 시간을 글로 피워냅니다. 경주에서 태어나 단양과 서울을 오가며 시와 수필을 쓰고, 한 줄 문장에 세월의 결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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