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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손가락의 약속

마음의 산책:수필

by 하태수

새끼손가락의 약속



나에게는 딸이 둘 있다.

처음 아이를 키울 때, 직장 생활이든

개인 사업이든, 사람들은 ‘아들 하나

없는 딸딸이 아버지’라며 안쓰러운

눈길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 말에 흔들린

적이 없다. 내게 딸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였다. 아들이 부럽지 않았다

아니, 딸이어서 더 좋았다.딸을 키우며

나는 한 가지 다짐을 했다.


이성에 대한 문제만큼은 가정에서,

아버지로서 내가 1차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조심스레, 그리고 철저하게

성교육을 시켰다.


언젠가 누군가의 아내가 될 아이들

이기에, 몸보다 마음이 먼저 성장하길

바랬다 세월이 흘렀다. 큰딸도, 작은딸

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까지 잘 다녔다. 성적도 좋았고, 말썽

한 번 부리지 않았다.


사춘기에도 큰 반항 없이 우리 부부를

잘 따라주었다. “딸들을 잘 키우셨네요.”

그 말 들을 때마다 어깨가 으쓱했고,

어느 가문의 며느리가 될지 몰라도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라는 말까지

들을 땐 내심 자부심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나는 그런 딸들이 더없이 자랑스러웠고,

그만큼 더욱 철저히 가정교육에 마음을

쏟았다.


특히 이성문제에 대해서는…그런데

어느 날, 잊히지 않는 장면 하나가

생겼다. 늦은 오후, 시내 전철 안.

복잡한 사람들 사이로 한 쌍의 젊은

남녀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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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늦게 피는 꽃이 더 향기롭듯, 이제야 삶의 향기를 글로 피워냅니다. 경주에서 태어나 단양과 서울을 오가며 시와 수필 써내리며, 한 줄 문장에 세월의 결을 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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