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어떤 책을 함께 읽어볼까요?
오늘 소개할 책은 ‘지구공동생활자를 위한 짧은 우화’인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입니다. 책의 부제는 ‘동물의 존재 이유를 묻는 우아한 공방’인데요. 우화는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사물을 주인공으로 해 그들의 행동에서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우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책에서도 다양한 동물 종이 등장하는데요. 수리부엉이, 유럽칼새, 붉은제독나비 등 같은 지구에 살고 있지만 이름마저 생소한 동물들이 인간 앞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변호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고요. 지구공동생활자들에 관한 인간의 무관심, 생물다양성의 상실이 가져올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지구공동생활자들의 공생을 위한 연대를 고민하게 하는 책입니다.
2. ‘지구공동생활자를 위한 짧은 우화’라고 하시니 쉽고도 재미있는 내용이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말씀 중에 수리부엉이는 많이 들어봤지만, 유럽칼새나 붉은제독나비는 저도 생소한데요. 이 동물들은 왜 자신의 존재 의미를 변호하게 되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앉은자리에서 단번에 읽을 만큼 쉽고 재미있었는데요. 지난 46억 년간 지구는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습니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바이러스, 지독한 더위, 치솟는 식재료 가격 뒤에는 기후 변화가 있고요. 이렇듯 급격한 기후 변화는 생물다양성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여섯 번째 대멸종을 겪는 중일지도 모르지요. 이에 11월 중순에도 냉방기를 켜야 하는 가상의 나라의 대통령은 어느 날 국민에게 공식 트윗을 보냅니다. “국가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동물 친구 모두를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간의 법정 앞에서 자신을 변호할 권리를 동물들에게 부여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 여러분이 보시는 화면 앞에 모든 것이 펼쳐질 겁니다!” 그렇게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변호하기 위해 법정 앞에 서게 됩니다.
3. 동물들이 인간 앞에서 자신의 살아야 하는 이유를 변호하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데요.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이니 그것만으로도 살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동물들은 이 재판에 순순히 응했을까요?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지구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동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러한 인간의 제안이 매우 당황스러웠을 것 같은데요. 재판 시작에 앞서 수리부엉이 또한 자신이 왜 여기 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죠. 이에 재판장은 모든 동물에게 말합니다. “당신 종은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왜 우리는 당신들을 위해 수많은 돈을 써야 할까요? 왜 인간이 다른 종보다 당신 종에게 더 많이 신경 써야 할까요? 당신 종이 인간에게 쓸모가 있나요? 인류에게 무언가를 가져다주시는 건가요? 우리 인간에게 자원이 되어주실 수 있나요?” 수리부엉이는 화가 나 자신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게 되고, 그렇게 재판은 시작됩니다.
4. ‘당신 종이 인간에게 쓸모가 있나요? 우리 인간에게 자원이 되어주실 수 있나요?’라는 재판관의 물음이 조금은 섬뜩하게 느껴지는데요. 동물을 지구공동생활자가 아닌 도구로 여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동물들에게는 위기의 순간일 텐데요. 동물들은 자신을 어떻게 변호하던가요?
동물들은 매서운 농담과 팽팽한 논박으로 인간들 앞에서 자신을 변호하는데요. 인상 깊었던 동물 두 종을 말하자면 갯지렁이와 유럽칼새일 것입니다. 갯지렁이는 자신의 피의 유용성에 대해 말하는데요. 갯지렁이의 피는 누구에게나 수혈할 수 있고, 인간의 장기 이식 조직을 보존하는 데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들의 피로는 뇌졸중, 경색, 두개골 외상 등의 병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네요. 유럽칼새는 하늘의 상승 기류, 바람, 구름 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소나기구름인 적란운이 차가운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면,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 곤충들이 모여들게 되고요. 이때 유럽칼새들은 곤충들을 먹기 위해 높이 날아오른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농부들이 유럽칼새가 높이 날아오르면 폭풍우가 올 거라고 예측했다고 하네요.
5. 갯지렁이의 피가 그렇게 좋은지 몰랐네요. 해충을 먹고 사는 새라든가, 천재지변에 인간보다 민감한 동물이라든가, 바다를 정화시키는 바다생물에 관한 이야기 또한 종종 듣게 되는데요. 생각해보면 이러한 동물들에 의해 지구가 깨끗하게 유지되어 온 게 아닐까 싶네요.
네. 재판장에서도 그러한 동물들의 반박이 쉴 새 없이 펼쳐지는데요. 비버는 활짝 웃으며 정곡을 찌릅니다. “인간종만 사라진다면, 다른 모든 생물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솔직히 솔깃한 판결이라는 걸 인정하시죠.” 붉은제독나비는 공룡이 사라진 다섯 번째 대멸종에서 살아남았다고 하는데요. 16만 5000종이 넘을 만큼 다양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에 비해 인간은 단 한 종뿐이며, 지구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멸종은 생물 양이 가장 많은 최상위 포식자를 절멸시킨다는 섬뜩한 말 또한 남기지요. 책을 읽다 보니 정말 위기인 생물종은 인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 종들에 비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 다분히 부족하더라고요.
6. 오늘은 ‘지구공동생활자를 위한 짧은 우화’인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지구공동생활자로서 인간은 과연 다른 종에게 쓸모가 인있는지, 다른 종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다른 종의 자원이 될 수 있는지 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지금처럼 지구를 사용한다면 지구에서 생활하는 다른 동식물은 물론 지구에게 인간은 위험한 존재일 것입니다. 재판의 끄트머리에서도 인간보다 뛰어난 동물들은 인간에게 지구공동생활자로서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데요. “우리는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어쩌면 아예 새롭게 배워야 합니다. 당신들을 보살피고 또 당신들 손으로 불행을 자초하지 말기를 요청합니다. 그게 곧 우리에게도 불행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가 당신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인간의 선택이 아닌 의무겠지요. 다른 동물들 없이는 인간 또한 살아남을 수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