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일상 속으로 #007

07. 이런 식의 불로소득을 기대해 본 적은 없다.

by 낭만털형

일을 하지 않고 소득이 생긴다.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먼저 이자, 배당금, 지대 등, 어떤 방식으로든지 투자를 해서 돈을 받는 건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충분이 이해가 되는, 아마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당신은 동의할 수 없는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둘이 서로 좋아서 죽어야 하는 결혼식의 축의금, 지인이 먼 길을 떠나는 진짜 죽어야 하는 장례식의 조의금은 당연히 노동의 대가는 아닌 품앗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내가 조금 더 편안한 마음을 갖기 위해 , 품앗이가 아니라 기부를 한다고 여기는 관계도 있지만. 아무려면 어떠한가,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는 세상인 것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마음 반. 이런 게 잘 진행이 되겠어 반. 적당히 냉소적인 나는, 투자를 한 것에 대한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서로가 돕는다는 품앗이도 아닌 일에 사람들이 지갑을 열거라고 관심을 갖게 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이런 식의 불로소득이라니, 아마도 아픈 나에게 하는 기부가 맞겠지.


정말 너무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확인하고(예상은, 잘해야 20명 X 10만 원이었어) 다음과 같이 감사의 글을 회사에 보냈다. 물론 진심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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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굉장히 형식적인 인사말, 그러나 제가 좋아하는 말,

한 분 한 분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함께한 시간이 참으로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너무 헤어질 결심이 완연히 드러나는 느낌이네요. ^^


베풀어주신 온정을 생각하면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함이 마땅한 도리이오나

몸 상태가 여의치 못하여 글로 대신함을... 너무 식상한 느낌이네요. ^^


2022 월드컵 결승 경기를 보면서 친구와 나눴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여담으로 아르헨티나 우승으로 저는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메시 왕팬!)

"야~ 대한민국이 월드컵 우승할 확률과 내가 건강을 회복할 확률 중, 높은 확률은?"

"당연히 당신의 건강 회복 확률."

"기지~ 당연한 걸 물었네. (빅웃음)"

굉장히 어려운, 어쩌면 불가능할지 모르는 일과 비교하면서 희망을, 어쩌면 가능성을 찾고 있는 중일 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는 대한민국이 언젠가 월드컵 우승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개인사가 회사 내에서 이슈가 된 것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인연 중에 하나일 뿐인 데,

갑자기 아프데, 모금하자는데, 그 정도로 친하진 않는데, 야~ 난 얼굴도 몰라, 얼마를 내야 되나, 이 사람이 돌아올까? 등등

참여 여부와 금액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한 번이라도 '낭만털형이 회복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하셨다면 복 받으실 것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거 아시죠? 기대하시면 기적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의사가 신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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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생활비로 유용하게 잘 썼지만 결국엔 그들에게 돌아 가지는 못 했다. 기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 중년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