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 축제 #002

01-2. 나는 한파마저도 좋았다.

by 낭만털형

캐나다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진정한 친구는 겨울에 찾아온다.‘ 그렇다고 한파와 함께 개구쟁이 4인방이 집에 올 줄이야. 나의 이번 겨울 첫 외출은 아마도 엄청 추울 거 같구나. 날짜를 기가 막히게 정한 그대들이 진짜 벗이다. 증명이라도 하듯이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나를 들고 옷을 갈아입히고 휠체어에 앉힌다. 성인 네 명의 힘은 나를 자동으로 외출할 준비를 시킨다. 편한 마음으로 몸을 맡기기엔 남자들의 손길은 역시 거칠다. 그래도 안전함이 느껴졌다.


앞으로의 여정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등장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과학적인 분석과 객관적인 지표를 토대로 작성할 거는 아니다. 캐릭터를 잡기 위해 지극히 주관적이고 사실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자신 있게 적어 보겠다.

계획성<<-머신-드래건-양지랖-털형(나)-킹무원->>즉흥성

신속성<<-드래건-양지랖-머신-킹무원-털형(나)->>신중성

*신속성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빠르게 행동함 또는 아무런 고민 없이 먼저 해본다.

신중성은 시뮬레이션을 많이 해보고 행동함 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있다가 닥쳐서 한다.


오랜만에 장거리를 이동한다. 세 시간 동안 차의 덜컹거림을 버틸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된다. 아는지 모르는지 출발 전, 티타임 대신 오늘도 맛있게 종이를 태우는 녀석들은 여전히 건강하다. 다행이네, 이제 좀 갑시다. 모두가 살짝 들떠 뵈는 와중에 킹무원이(7살 연하인 분과 사는) 물었다. “누가 연상인 분과 결혼을 했지?” (아마도) 나에게 한 질문인 건가 싶은 어리둥절한 머신과 드래건, 잠깐의 정적을 깨고 “둘 다~ 이 어린이가 일타이피로 맥이네~” 드래건의 외침으로 차 안이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렇게 어릴 적 친구가 주는 편안함이,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주둥이 필터가 제거된 대화를 통해, 잠시나마 일탈을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닐 런지.


타이어 공기압이 낮다고 출발할 때부터 말을 하던 운전자, 나름 휴게소에서 해결할 계획이 있었다. 누구나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 맞기 전까진. 타이슨 형님의 말이 떠오른 게 기우가 아니길 바라고 바란다. 역시나 두 군데 휴게소를 들렸지만 한파 때문인지 셀프로 공기를 주입하는, 아쉽게도 서비스를 중단했다. 보험사에 요청하면 빠르게 너를 찾아온다는 어떤 이의 조언도 빠르게 넘기는 그는 과연 공기압을 언제 즈음 정상적으로. (여기서 질문, 운전자와 조언자는 누굴까?)


맛있다. 빵집 아들로 반평생을 살아온 사람답게 빵으로 비유를 해보겠다. 주로 구이로 먹었는데 이걸 (음식점 요리사 분이) 조림으로 만들어 줬더니만 식감이 마치 갓 나온 식빵을 먹는 것 같았다. 비교를 위해 머릿속을 뒤져본다. 내가 먹어 본 생선 중에서도 부들부들함을 담당하는 갈치조림은 카스텔라의 식감이고. 물론 이곳에서 조금 딱딱한 바케트 같은 조림을 원하다면 생선 모둠을 주문하면 된다. 이거 너무 억지스럽나. 아무튼 적당히 매콤하며 비리지 않고 맛 좋은 가자미조림을 추천한 머신, 칭찬해.


나는 환자라서 음식을 먹는 속도가 느린 데 도움도 필요하다. 여럿이 식사를 하는 자리엔 시간의 여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야기 꽃을 피우는 그들, 여유롭게 다음 끼니를 논의한다. 미리 언질을 해놓은 터라 메뉴는 정해져 있다. 한우 살 곳을 정해 놓은 우린 대방어 구매를 위해 폰을 보거나 미리 찾아보고 온 사람이 정보를 공유한다. 앞으로의 동선을 짜기 위해 구매 가능한지 확인을 부탁해도, 전화를 하지 않는다. 다른 친구가 한다고 하면 본인이 직접 한다고, 전화를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그는 타이어 공기압도 문제가 있고 폰도 고장 난 게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