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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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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린 Elin Nov 07. 2022

더운 밤을 더 열 받게 만들어준 라디오가 있습니다.

붉은 밤, 주우재입니다.

푸른 밤에 이어 붉은 밤이 되었다.


더운 밤에 더 얼굴 붉히게 만드는 라디오를 들으며, 왠지 모를 ‘킹 받음(열 받는 다는 뜻)’과 대리 수치심으로 촉촉한 마음을 채워본다. 


M드로메다 스튜디오의 새로운 콘텐츠 ‘붉은 밤, 주우재입니다’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현재 4회차를 마지막으로 시범송출을 마치며, 재정비 후 돌아올 것을 선언했다. 




| 믿고 보는 ‘사이다 입담러’ DJ 주우재


프로그램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라디오의 DJ는 MZ세대 대표 ‘사이다 입담러’ 주우재가 맡았다. 주우재는 개인 유튜브 채널과 오랜 기간 연애 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며 그의 입담을 입증해왔다. 특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주기적으로 시청자들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진행 능력과 돌발 대처능력을 쌓아왔다. 1화에서는 심야 라디오 진행에 로망이 있다던 그의 로망을 실현함과 동시에 그의 능력을 보여주고자 시청자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MBC 대표 오픈 스튜디오인 ‘가든 스튜디오’에서 라이브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정말로 ‘가든(Garden)’이 보이는 장소에서 진행된 반강제 라이브는 그야말로 ‘우당탕탕 라디오’였다. 마이크를 끄면서 음악도 같이 꺼진다든지, 말하는 도중에 갑자기 뒤에 건 현수막이 떨어진다든지, 노래는 1분 미리 듣기만 가능하다든지. 사실 이 모든 것은 제작진이 사전에 준비한 DJ 신고식이었다. 그러나 눈치 100단 주우재는 이런 악조건을 눈치 채고 약간의 당황함과 황당함만 내비친 채 능숙하게 시청자와의 소통을 이어 나갔다.

 


| 호락호락하지 않은 ISTP DJ와 게스트 간의 케미


‘붉은 밤, 주우재입니다’는 명색이 라디오 프로그램인만큼 사연을 읽어주고 게스트가 신청한 음악을 틀어주는 등의 라디오 기본 포맷을 갖추고 있다. 시범방송으로 라이브를 진행한 1화에 이어 2화에서 본격적으로 정식 라디오가 진행되었다. 첫 게스트로는 최근 TVN 예능 ‘지구오락실’에서 맏언니로 활약한 이은지가 나왔다. MBTI ISTP인 주우재와 ENFP인 이은지는 그야말로 ‘상극 케미’를 보여줬는데, 특히 연애를 주제로 진행된 토크와 상황극에서 둘의 상반된 성향의 분명한 차이가 큰 웃음을 선사했다. 



| 10초 건너뛰기 할 필요가 없는 센스 있는 자막과 편집


기본적으로 센스 있는 자막과 편집이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한층 더 했다. 컨셉에 진심인 3화 게스트 이창호와 곽범이 첫인사부터 나긋나긋한 라디오 DJ 컨셉을 잡자 이와 어울리는 스타일로 자막을 깐 것. 사연자의 사연을 소개할 때 DJ와 게스트 사진으로 상황을 묘사한 것. 같이 욕해달라는 사연자의 요청에 실제로 주우재가 욕하자 바로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깔아 대비효과를 확실히 준 것. 4화 게스트 샘 해밍턴이 약간 서툰 한국어 발음으로 사연을 읽을 때 샘 해밍턴의 발음 그대로 자막을 덧댄 것. 

MBTI T성향의 주우재와 샘 해밍턴의 케미를 ‘크롭티로 발견한 너 안의 나.. 우리 제법 잘 맞아요..’라는 연인관계를 나타내는 스타일의 자막과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 배경음악과 함께 편집한 것 등. 이런 사소한 자막과 편집의 센스가 프로그램의 재미도를 한층 높였다.  





| 새로운 스타일의 라디오로 확실한 차별화를


원래 라디오는 음성에만 집중하여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가장 순수한 매체다. 보이는 라디오는 DJ와 게스트의 표정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가장 나의 일상과 결이 비슷한, 가까이에 있는 듯한 라디오 속 사연들을 통해 공감을 얻고 위로를 달래기도 한다. 


‘붉은 밤, 주우재입니다’는 MBC 흥행 라디오 프로그램인 ‘푸른 밤’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기존 ‘푸른 밤’ 청취자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만약 일반적인 라디오와 비슷한 형태로 갔다면 차별화를 느끼지 못 했을 거지만 ‘붉은 밤’은 새로운 스타일의 라디오로 차별화를 이뤘다. ‘붉은 밤’에서는 일상 속 열 받는 상황에 DJ와 게스트가 함께 화를 내준다. 또, ‘공감능력제로’라는 별명이 있지만 냉철한 상황 분석으로 센스 있고 시원한 답변을 해주기로 유명한 주우재에게 확실한 고민상담을 받을 수 있다. 차분한 라디오의 컨셉을 따라하려는 것조차 웃음포인트가 된다.  


4화를 끝으로 재정비 시간을 가진 ‘붉은 밤’이 쌀쌀 해진 계절을 어떻게 더 열 받게 할 지 매우 기대가 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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