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우리 미호 어떻게든 살려ㅠㅠ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을 책임지던 범죄 로맨스물의 대표 주자 <빅마우스>가 아쉽게도 종영해버렸다.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받은 만큼 결말에 아쉬움을 표하는 시청자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을 위해 작성자가 제멋대로 구성해 보는 IF 빅마우스 특집을 준비해 보았다.
엔딩 바꿔치기에 앞서 줄거리를 잊은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해 보자면!
☞ ((( 스포주의 ))) ☜
고미호(윤아)의 지원 속에서 변호사가 된 박창호(이종석)는 무능력했기에 최 시장의 사주를 받아 NK 화학 비리를 숨기려다 살인을 저지른 인간들을 변호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왜인지 모르게 자신은 빅마우스가 되어 자질을 인정받아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진짜 빅마우스가 NK 화학의 일원으로부터 딸을 잃은 노 박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결국 그는 최 시장의 고의적 가스 폭발로 목숨을 잃게 된다. 이후 박창호가 그의 뒤를 이으며 어떻게든 최 시장의 악독한 얼굴을 벗겨내 법적 처벌을 하려 하지만 권력에서 밀려버린다. 그러다 NK 화학의 방사능 오염으로 병을 얻느 미호가 사망하고
결국 이성의 끈을 놓은 창호는 오염 물질로 최 시장을 죽여버리며 끝이 난다.
한평생 모자란 사랑꾼 창호를 뒷바라지하다 이제야 변호사가 되어 호강하나 했더니... 갑작스러운 빅마우스 소식으로 누명을 벗기기 위해 다른 병원으로 이직한 후 온갖 갑질과 괴롭힘을 견디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게 다인데! 심지어 착한 성격 때문에 광산 안에 갇힌 사람을 구하려다가 잠깐 폐수를 맞은 게 끝인데! 그 영향으로 이렇게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어버리다뇨...당연히 미호의 죽음이 창호를 진정한 ‘빅마우스’로 탄생시키기 위한 중요한 장치이자 사이코패스 살인범 탁광연의 서사를 풀어낼 수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미호가 신약으로 회복하는 전개 또한 대중들이 바라는 권선징악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다.
강회장님이 최 시장의 손에 돌아가신 후 이 사실은 모르는 NK 포럼의 사람들은 그저 조작된 유언장 속 가장 많은 지분을 받게 된 최 시장에게 잘 보여 어떻게든 자신의 부를 유지할 생각뿐이다. 이런 난관 속에서 공지훈은 빅마우스 창호와 손잡아 유류분 반환 신청을 명분으로 유산을 빼앗기 위해 회장님의 친손자를 찾아 나서는데, 그는 감히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의 사이코패스였다. 드라마 속 연출로 미루어 보았을 때, 여성들을 살해한 후 시체에서 나온 피로 그림을 그린 듯했는데 이런 기이한 모습에 회장님 또한 그를 미국으로 보내 내놓은 자식처럼 키웠다. 이런 거대한 서사를 가진 인물의 등장에 시청자들이 술렁였는데, 대체 어디로 간 거죠...? 만약 이 사이코패스가 돌아와 유류분 신청으로 재산을 받은 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발견되어 감옥에 들어가는 내용이라도 나왔다면
시청자들이 조금은 뻥 뚫린 사이다를 마실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자신의 아내를 NK 화학 때문에 잃은 분노를 창호는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거대 권력 앞에 무너져내리는 어쩔 수 없는 현실과 결국 범죄로 최 시장을 처단하면서 탄생한 진정한 빅마우스의 계보를 잇게 되는 연출을 하고 싶었다는 것은 정말 백번 천번 이해한다. 하지만 광팬으로서 드는 아쉬움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아무리 그래도 노박이 죽으면서 더 이상 음지 속의 빅마우스가 아닌 법으로 처단하는 양지의 빅마우스라는 이념을 심었는데 이것을 이렇게 무너뜨려버리다니..! 이와는 별개로 자신이 만들어놓은 공장 폐수로 목숨을 잃는 연출은 대단했지만 그래도...법정에서 한 번은 그 추악한 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면 더 통쾌했을 것 같다.
NK 화학의 비리를 조사하던 노 박의 딸이 처참한 모습의 시신으로 발견되어 이것을 계기로 그가 빅마우스로 탄생했다는 서사는 정말 잘 알겠다. 그렇다면 대체 노박은 어떻게 사회 곳곳에 뻗어나가는 영향력 있는 음지의 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을까? 왕년에 잘나가던 조직폭력배 보스였을까? 아니면 인망이 뛰어나 그를 추앙하는 사람들이 많았을까? 현실적으로는 NK 화학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만나가며 그 세력을 키워 빅 마우스(실험으로 소중한 것을 잃는 쥐)를 탄생시킨 듯한데 이런 찐득한 서사가 하나도 등장하지 않아 조금 아쉽다.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어떻게 노박이 그런 마크를 탄생시켜 조직을 모았는지도 구체적으로 꼭 보고 싶다.
비리 트리오 중 한 명인 한 박사는 아내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그저 집착뿐인 범죄자인다. 그런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은 후 혜진은 미국으로 도망가지만, 미호로부터 혈액 샘플을 받기 위해 잠시 한국에 돌아온다. 그 짧은 시간 사이 한 박사는 그녀를 찾아내 집착을 하다 흥분한 혜진과 몸싸움을 벌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실수로 혜진을 찔러 죽이게 된다. 만약 그가 정말 그녀를 사랑했다면 죄책감에 자살을 선택하거나 적어도 자수를 하지 않았을까? 살인을 저지른 후에도 다른 사람에게 뒤처리를 맡기며 회피하는 태도는 정말 한숨만 나온다. 그런데도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정말 아무도 혜진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아무리 사람을 죽이는 극악무도한 짓을 하더라도 잘못된 권력의 양상은 이를 덮을 수 있다는 좌절스러운 현실을 반영한 듯 싶지만 그럼에도...혜진이 죽지 않고 차라리 도망가 조금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개도 너무나 보고 싶다.
위 이야기들을 총체적으로 요약한 한 문장인 것 같은데, 한국인들은 정말 어릴 적부터 전래동화를 읽으며 권선징악에 대한 가치관을 쌓아왔다. 그렇기에 그다지 선한 인물도 아니었던 공지훈이 모든 재산을 차지하고, 오직 선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미호가 죽는 결말은 지독히 현실적이기에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것 같다. 이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보여주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이기에 한 번쯤은 평행우주 속이더라도 행복한 미호와 창호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욕심이 더 생긴다
이상 매번 <빅마우스>를 생방송으로 챙겨보던 과몰입러의 주절주절이었다!
아마 지금까지의 전개로는 진정한 빅마우스로서의 창호의 탄생을 시즌1으로 설정한 후 그의 행보를 시즌 2, 3로 풀어나갈 것 같은데 현기증 날 것 같으니 어서 후속 시즌이 나왔으면 하고 바란다. 정말 애정이 듬뿍 들어간 인생 드라마인 만큼 아직은 풀리지 않은 떡밥들에 계속해서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진심으로 매 회차가 진행될수록 더 팬이 될 수밖에 없었던 흥미진진한 진행이었는데 앞으로는 당분간 빅마우스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만 하다...
하지만 후속 드라마로 인기 웹툰 원작의 <금수저>가 준비되어 있으니 모든 과몰입러들은
잠시 다른 드라마로 머릿속을 환기하며 시즌 2를 기다리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