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가 간다.

항공엔지니어,  항공기, 멜버른

멜버른으로 내려온 뒤로 이제 조금씩 안정이 되어간다. 요즘은 근무를 들어가면 하루에 핸들링하는 항공기가 3대 정도로 좀 여유로운 생활로 돌아왔다.  두바이에서 받던 연봉이 호주의 높은 세금 요율로 인해 반토막이 나버렸다. 그래도 돈과 여유를 바꾼 셈이니 어쩌겠나...

문제는 3대의 항공기가 항공사의 어떤 이유로 한꺼번에 몰려올 때가 있다. 두대의 항공기가 10분 전에 들어오고 나서 한대의 A330 항공기가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서 도착했다.  이미 ㄹ어와 있는 싱가포르 항공의 B777 항공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데 A330에서 엔지니어를 급하게 요청한다.

"담당 엔지니어입니다.  문제가 있나요?"

"들어오며 좌측 엔진의 Reverser 가 작동이 안 되네요. 그리고 Auto Brake system 이 작동을 안 합니다. 이상입니다.  수고하세요. " 하고 캡틴이 조종석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바로 지상조업사 감독이 나를 찾았다.

"후방 카고 로딩 시스템이 안됩니다. "

" 그래요? 우선 카고 도어를 닫았다가 최대로 열고 도어 앞에 있는 Sill Latch를 모두 열었다 닫고 다시 작동해보세요. 그리고 알려주세요."

얼른 조종석으로 돌아와서 지상에 있는 제임스를 찾았다.

"제임스. 좌측 엔진 Reverser system 오퍼레이션 체크를 합니다. 잠시 대기하세요."

MCDU를 열어 좌측 엔진의 Reverser Operation 페이지를 열고 Elect Hydraulic 펌프를 작동시키고 제임스에게 알렸다.

"제임스! 좌측 리버스 작동합니다. 주위 조심하고 리버서 상태 알려주세요."하고 Trottle lever에 있는 Reverser lever를 뒤로 최대한 당겼다.

'위 잉' 소리와 함께 리버서가 펼쳐지며 Upper ECAM에 'REV'가 주황색으로 변했다가 그린색으로 바뀌었다.

"리버서 위치 확인해 주세요."

"리버스 잘 펼쳐졌습니다."

"리버서 Stow 합니다." 하고 Trottle의 레버를 앞으로 당겨 눌렀다.

라버서가 잘 Stow 위치로 가고 세 번을 더 반복 테스트를 수행하고 결함 정리를 끝냈다.

Auto Brake system 은 PFR에 저장된 Fault code를 찾아서 TSM에 명시된 데로 BSCU를 리셋을 하고 시스템 테스트를 수행하니 메시지가 사라졌다. 브레이크 시스템 작동 점검도 정상이고 메시지가 사라졌다.

그러나 문제는 After Cargo lodging 시스템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파워 리셋, CB 리셋 등을 수행했으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MEL을 적용하고 MCC와 지상 조업사에 수동으로 카고 로딩을 하라고 알렸다.

"이런 제길! 우리 직원도 없는데." 하고 조업사 감독이 푸념을 한다.

항공기는 오늘도 쉬고 싶은 내게 틈을 주지 않고 정시 간에  훨훨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