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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l 20. 2022

항공 엔지니어와 조종사

항공기, 결함, 항공엔지니어


새벽에 칼바람을 가로질러 멜버른 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현재 온도는 영하 1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만약 내가 아직 한국에 살았다면 아무것도 아닌 온도다. 그러나 열풍의 나라 두바이에서 거의 육 년을 보내고 멜버른의 겨울에 내려온 내게는 최소 40도 이상의 온도 차이가 난다.


직원 주차장에 내려 옆에 차의 윈도우를 보니 하얗게 서리가 내려 얼어있다. 도대체 몇 년 만에 보는 서리인가?

오클랜드에서 방금 랜딩 한 B747-400F 항공기에 랜딩기어에 쵸크가 고여지고 노즈 기어에 위치한 Flight Interphone Jack에 헤드셋을 꽂았다.


"굿모닝. 엔지니어! 항공기 좋습니다.  우리 하나도 고장 내지 않았습니다."


"그러셔야죠. 차암 잘하셨어요."


외부 점검을 마치고 조종실에 올라갔다.  


"미스터 엔지니어! 설명할 게 있습니다.  로그북에는 For Info로 내용을 적어 났습니다." 하고 캡틴이 직접 비행 중에 기내 여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엔진 브리드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지켜보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 항공기는 거의 두 달 동안 비행에서 기내 여압에 관련에서 많은 고장 탐구와 많은 부품들을 바꾸고 테스트를 하고 결함에 관련된 메시지가 사라져서 항공기 이력 상으로는 결함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비행 중에 기내의 여압이 1천 피트 에서 2천 피트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증상은 계속되고 있었다.


정말 다행히 오늘 비행을 해서 온 부기장이 이 항공기를 최근에 몇 번 비행을 하면서 항공기 증상을 캡틴과 상의하고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정확하게 어떤 상황 인지를 파악하고 항공기 로그북에 적어 주었다. 그러나 결함이라고 명시는 하지 않아서 항공기 운항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현명한 선을 지켜 주었다.

비록 내가 근무하는 항공사는 아니지만 이런 후렉시블 마음과 회사를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모여 이 항공사를 세계에서 인정하는 항공사로 만들었다.


비행 중에 발생하는 항공기의 어떤 증상들은 지상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가 인지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항공 엔지니어는 항공기 기종 교육을 받을 때 최소 20시간 정도는 시뮬레이터에 승해서 공중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며 상황을 이해하는 교육을 받았었다. 그래야 상황을 바로 인지하고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들을 쉽게 맞출 수가 있다.

그러나 요즘 팬더믹으로 위축이 된 항공사들의 비용절감 목적으로 이러한 실무 교육들이 차츰 사라지고 있어 많은 아쉬움이 있다.


역시 조종사와 엔지니어는 영원한 동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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