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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Feb 19. 2023

발 없는 행동이 수만리를 달렸다.

항공엔지니어,  직장 생활, 항공

식사 후에 노곤함을 달래려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흐르고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이번 멜버른 출장을 위해 인사부 매니저와 일정을 조정하기 위해 전화를 기다리다 깜박 잠이 들었었다.


핸드폰을 들어 전화번호를 확인해보니 멀리 아랍 에미레이트의 국가번호가 앞에 보였다.

혹시 두바이에 있는 친한 동료가 아닐까 해서 얼른 전화를 연결했다. 그리고...


약간의 중동과 파키스탄 악센트의 영어 발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헬로! 저는 아부다비에 살고 있는 마수드라고 합니다. 에미레이트의 당신의 친한 파키스탄 친구  '000'의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아하! 그러세요. 반갑습니다.  그런데 제 번호로 왜 전화를 했지요?"


이유는 아부다비에 있는 항공사에 오랫동안 근무를 했고 호주에 항공엔지니어 자리로 이직을 하고 싶다는 부탁을 하려고 전화를 한 것이었다.


나는 아직 두바이에 있는 친한 친구의 오랜 동료라는 말에 그래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 사람의 이야기를 최대한 예의를 지키면서 들어주고 자세한 경력과 자격증 등을 내 이메일로 보내라고 했다.


그런데 초면에 내 연봉이 얼마냐? 근무 조건은 어떠냐? 회사 혜택은 어떠냐? 는 등의 초면에 한도를 넘는 질문을 계속 해왔다.


통화를 마치고 내 두바이 친구에게 당신의 친한 친구에게 전화 연락이 왔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내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진! 그 친구 옛날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야. 그런데 한마디만 할게. 마수드는 너무나 계산적인 친구야. 네가 지금 도와줘서 만약 오퍼레터를 받으면 이것저것 따지다가 안 갈 수도 있어"


"알았어! 그리고 고마워 알려줘서."

그리고 오늘 멜버른에서 근무하는 동료 중에 아부다비에서 근무하다 온 엔지니어에게 이야기를 하다 마수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친구 이름 알아?"


"마수드."


"마수드? 내가 아주 잘 알지. 고약한 친구야. 난 절대 반대야. 동료들에게 소문난 아주 못된 엔지니어야."


지구의 저 반대편에서 살면서 수 십 년 전에 저지른 잘못된 행동이 태평양을 건너 멜버른에 이직을 타진하다 모든 게 탄로 났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갔다면, 잘못된 행동이 지구 반대편의 수 만리를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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