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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l 03. 2021

좋은 약은 쓰다.

외국 항공사, 항공엔지니어

항공기를 다루는 엔지니어는 많은 훈련이 요구된다. 업무를 하면서 항공기의 어떤 상황을 맞이해도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하고 안전하게 처리를 해야 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아주 오래전에 국내의 모 항공사에서 외국 항공사로 이직을 했다.

 외국 항공사의 항공 엔지니어 자격은 국내의 항공 정비사 자격 제도와 달라 국내 자격증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정비 경력만을 인정받아 메카닉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국내의 항공사에서 확인 정비사로 다양한 경험을 한 나는 나름대로 항공기 정비 지식과 업무에 자신이 있었다.


항상 항공기에 정비 작업이 걸리면 같이 근무하는 엔지니어에게 내 역량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도 했다. 그런데 내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남아 있었다. 바로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 타스킹 스킬이 부족한 것이다.


항공기가 들어오면 점검 및 결함 확인 후에 수정, 기내 청소는 제시간에 이루어지는지, 연료는 제시간에 보급이 되는지, 여객부와 기내 결함에 대해 적절하게 조치하는지, 조종사와 원활하게 소통하는지, 그리고 조업사들과의 소통 문제 등을 항공기가 정시 간에 맞게 운항할 수 있도록 모든 절차를 매 순간마다 잘 처리를 할 수가 있어야 했다.


국내 항공사에 있을 때는 내가 맡은 정비 분야만 신경을 쓰면 되었다.


그런데 이곳에는 국내의 다른 모 항공사에서 넘어온 엔지니어 한 분이 계셨는데 내가 입사를 하자마자 내게 다가와 친절하게 너는 항공사 경력이 있으니 엔지니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충고를 해줬다.


그리고 그 엔지니어 비행기의 도착, 점검, 결함 수정, 그리고 출발까지 모두 내게 일임을 하고 전적으로 비행기를 맡겼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문제가 생기면 나를 호되게 혼내곤 했다.


그 엔지니어는 항공기가 출발하기 전 30분 전까지 사무실에 있다가 마지막에 나와 확인 서명 만을 했다.


나중에는 그 엔지니어의 나에 대해 의존도가 점점 심해져 나도 화를 내고 엔지니어에게 몇 번을 대들기도 하며 결국에는 우리 둘의 사이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도 엔지니어로 진급을 하게 되었다.


이미 메카닉 시절부터 계속된 항공기 핸들링 절차를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몸으로 익힌 나는 항공기를 다루는데 익숙해져서 거의 사 년 동안 단 한 번도 항공기를 지연을 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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