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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Mar 17. 2023

물 한병

항공엔지니어,  출장,  항공사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서둘러 가방을 꾸렸다. 오늘도 변함없이 멜버른으로 가는 첫 비행기를 타러 전철역으로 갔다. 집에서 전철로 딱 두 정거장이다. 6시에 출발하는 시간에 맞추려면 첫 기차를 타야 한다.

기차표를 사서 플랫폼에서 기다리는데 도착 시간이 가까워 오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대부분은 공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첫 기차에 올랐다.


서둘러 체크인을 하고 가방을 맡기고 터미널에 들어갔다. 아직 시간이 5시 10분으로 이른 새벽이다. 많은 여객들이 첫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 시간에 나와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몇 곳 안 열린 식당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줄이 없는 빵집에 들러 크로와상 한 개와 차 한잔을 챙겨서 나도 아침을 간단히 해결했다.

보딩 시간이 되어 줄을 서서 비행기로 들어가며 승무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확인 후에 안으로 향했다.


"물 한병 드릴까요?" 하고 승무원이 물었다.


순간 "네" 하고 대답했다.


"자리가 어디죠? 미스터 킴!"


"아 네! 7B입니다. "


그렇게 500 밀리 물을 한병 받아 들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왜 갑자기 물을 한병 씩이나 주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호주의 저가 항공사에서는 물 한잔도 무료 서비스를 안 한다. 물 한 병에 5 달러에 기내에서 판매를 한다.

그런데 물 한 병을 승무원에게 공짜로 받았다.

오늘은 멜버른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에 도착하는 항공기를 핸들링하기 위해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나를 조종사로 착각했나 아니면 같은 동료애를 표현한 걸까?


오늘은 물 한 병으로 즐거운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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