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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Apr 02. 2023

투움바에서 퍼스로

항공엔지니어,  항공기, 호주


투움바의 웰캠프공항에 시드니에 돌아오기 위해 전에 나는 이미 퍼스로 출장 계획이 되어 있었다.

웰캠프공항에서 마지막 문서 정리를 마치고 매니저 이안과 함께 시드니에 돌아갔다가 퍼스로 출발할지 아니면 브리즈번에서 바로 퍼스로 날아갈지를 결정해야 했다.

그러나 퍼스에 세워져 있는 항공기의 정비 상황이 마지막 마무리가 아직 안되어 항공기 출발 두 시간 전에 하는 수 없이 시드니로 우선 돌아왔다.

시드니에 도착한 저녁 7시에 매니저에게서 전화가 왔다.


"진! 내일 아침 9시에 퍼스로 가세요. 도착해서 스테이션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항공기 정비가 마무리되면 항공기 엔진 파워를 체크하고 상황을 알려주세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서둘러 가방을 챙기고 바로 퀀타스 항공을 이용해 퍼스로 날아갔다.  시드니에서 퍼스까지 비행시간이 거의 5시간으로 서울에서 방콕을 가는 거리여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퍼스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퍼스 매니저에게 연락을 해서 항공기가 준비가 되었는지 우선 살폈다.

"진! 우리가 지금 엔진 점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준비가 되면 연락할 테니 우선 식사를 하고 쉬고 계세요."


다행히도 퍼스에는 얼마 전에 한국에서 온 후배가 근무하고 있었다.


아주 유능한 후배 엔지니어로 메카닉 때부터 같이 근무하며 엔지니어가 되어 현재는 나보다 더 많은 항공기 최신 기종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 회사로 스카우트해서 퍼스에 데려와 잘 정착을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즐거운 점심을 함께 먹고 사무실로 같이 들어갔다.

사무실에서 항공기가 준비되는 동안 필요한 매뉴얼과 워크카드를 살피고 프린트해서 리모트 베이에 항공기로 향했다.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소속의 A330 항공기로 비행을 멈춘 지 2년이 넘게 퍼스 공항에 서있다.  이미 항공기는 다음 항공사로 넘기기 위해 항공기소유 리스회사에서 파견한 엔지니어가 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난 빌이라고 합니다.  미스터 진! 당신이 항공기 엔진 런업은 위해 온 엔지니어 군요. 잘 챙겨주세요."


준비된 항공기 외부와 램프 주위를 살펴보고 바로 조종석으로 올랐다.  전자장비실에 들러 모든 서킷 브레이커를 리셋하고 배터리 스위치를 눌렀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뭔 일이지?


"빌! 혹시 배터리 손댄 적 있나요?"


"아하! 어제 매인 배터리라인을 분리해 놨어요."

배터리를 다시 연결하고 APU를 켜고 조종석의 체크리스트를 수행해 나갔다.

"퍼스 타워, 베이 35  버진 000, 30분간 엔진 런업을 요청합니다."


"버진 000, 허가합니다. 끝나면 연락 주세요."


우선 일 년 동안 저장된 엔진을 드라이 모터링과 웻 모터링으로 기본 엔진 상태를 확인했다.


"그라운드! 넘버 원 엔진 스타팅 합니다."


"로저. 넘버 원 엔진 스타팅 좋습니다."


양쪽 엔진 모두 힘차게 돌기 시작했다.  영국의 롤스로이스 엔진으로 구동축이 3축으로 많은 A330 항공기가 쓰는 엔진이다.


양쪽 엔진의 EGT 온도가 400도 정도로 안정되고 한 엔진씩 살짝 파워를 오렸다 내렸다 하면서 엔진의 파라미터를 체크하고 기록을 했다.


"그라운드! 엔진 아이들 파워로 30분간 작동합니다. 헤드셋 빼고 조종석이 보이는 위치에 대기하세요."


컨트롤 패널에 있는 초시계를 누르고 30분간 작동을 하고 엔진을 셧다운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미스터 진! 이제 엔진이 살았습니다.  이 항공기는 몇 가지 더 정비를 하고 조만간에 새 주인을 찾아갈 겁니다. 담달에 다시 보죠. 수고했어요. "

오늘도 호주의 동부에서 서부로 날아와 또 한 번의 모험을 끝내고 저녁 늦게 호텔로 돌아왔다.


담에는 또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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