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어둑 저녁노을이 지고 하나둘씩 항공기가 시드니 공항으로 몰려온다. 시드니에는 하루에 단 두 번의 피크 타임에만 항공기들이 찾아온다.
공항이 열리는 아침 여섯 시에 그리고 해가 지는 저녁 시간에 다시금 한꺼번에 왕창 몰려왔다가 통금이 시작되는 10시에 모두들 각자의 나라를 향해서 이륙을 하게 된다. 이 시간에 맞춰서 항공엔지니어는 출근을 하고 항공기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우리 사무실에는 나보다 니이가 훨씬 더 많은 엔지니어들이 여러 명 같이 근무를 하고 있다. 78세의 최고 연장자 AME부터 74세의 LAME도 있다. 정년 나이인 67세가 되고 더 이상 항공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기 싫으면 LAME에서 AME로 직책을 내려와서 원하는 근무조건을 바꿔서 본인이 원하는 나이까지 근무를 한다.
그렇다고 본인이 받던 연봉이 감소하지는 않는다. 단 LAME에서 AME로 내려오면 AME의 연봉으로 재 계약을 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포기하고 연봉은 줄지만 삶의 여유를 가지고 근무를 할 수가 있다.
나이가 들고 머리는 굳어가고 몸의 움직임이 느려져도 그동안의 항공정비 경험을 가지고 원하는 시기까지 근무를 할 수 있는 조건이다.
옆에 항공기에서 LAME였던 '로우'가 열심히 엔진 오일을 체크하고 있다. 미스터 로우는 내년에 퇴직을 계획하고 있고 머리에는 항상 헤드셋을 끼고 유튜브로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점잖은 신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