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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l 31. 2023

출발하는 두 대의 항공기

항공엔지니어,  지연, 결정


아침 공항 하늘이 열리고 줄지어 들어오는 항공기들 사이로 캔버라를 돌아서 한대의 A330 항공기가 게이트로 들어왔다. 그라운드 시간이 넉넉해 간단한 몇 개의 기내의 결함들을 해소해 주고 출발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한대의 항공기가 착륙을 하고 택시 웨이에서 주기할 게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메카닉 슈퍼바이저에게 다음 비행기를 대신 받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첫 번째 항공기가 출발 시간에 맞추어 게이트를 출발했다. 토잉카가 항공기를 밀어내고 택시웨이에서 하나씩 엔진 시동을 걸었다. 위잉 소리와 함께 엔진이 힘차게 돌고 있었다. 헤드셋을 하고 있는 AME가 계속해서 항공기에 붙어있다. 토잉카는 이미 분리되어 나와서 항공기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상황이 발생했다. 얼른 AME로부터 헤드셋을 받아 조종석을 연결했다.


“기장님! 무슨 일이죠? 결함이 뭐죠?”


“1번 에어컨 시스템이 문제가 있습니다. FAULT MESSAGE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엔진 브리드 스위치를 OFF 하고 PACK CONTROL 1 & 2를 RESET 하고 기다려 보세요.”


“메시지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램프로 리턴해야 할 듯합니다.”


“그럼 게이트로 리턴하시죠. 도착 게이트로 따라가겠습니다.”

그렇게 항공기는 자력으로 택시 웨이를 따라 게이트로 리턴을 했고 조종석에서 여러 가지 시스템 리셋을 하고도 결함이 해소가 되지 않았다. 항공사의 Maintenance Control Center와 연락을 해서 합의를 했다. 그런데 문제는 두 번째 들어온 항공기가 30분 이내에 출발을 해야만 한다.


“미스터 엔지니어! 항공기 출발을 하려면 결함 처리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승객들에게 안내 방송을 해야 합니다.”


“기장님! 죄송한데 두대의 항공기를 모두 지연시킬 수 없습니다. 두 번째 항공기가 먼저 출발을 합니다. 그 항공기 출발이 우선입니다. 그 항공기를 바로 확인하고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45분의 시간을 주세요. 45분 후에 다시 알려드리죠. 우선 추가 연료 보급을 진행하겠습니다. 30분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AME가 도와주려고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AME의 어깨를 손으로 잡았다.


“셰인! 서두르지 마. 긴장하지 말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실수를 안 해. 천천히.”


바로 두 번째 항공기로 이동해서 AME로부터 항공기의 상황을 살피고 로그북을 확인한 후에 마지막 릴리스 사인을 하고 AME에게 출발을 부탁하고 첫째 항공기로 돌아왔다.


MEL에 명시된 정비 절차를 마치고 MCDU에서 FAULT 상황을 확인하고 로그 북에 마지막 릴리스 서명을 마쳤다. 그런데 항공기가 게이트로 리턴을 하면서 추가 연료를 보급하면서 항공기 전체 로드 시트가 변하면서 FLIGHT PLAN이 변경되어 변경 데이터를 기다려서 30분이 더 지연되었다.


기내에는 승객들이 차분하게 기내에 대기하면서 언제 출발할지 매번 조종석으로 들어가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항공기는 한 시간 반 만에 다시 한번 게이트를 벗어나 힘찬 엔진 소리와 함께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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