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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l 15. 2021

젊은 엔지니어 토마스

항공엔지니어, 오스트리아, 외항사


이제는 한낮 온도가 45도는 기본으로 한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아직 세계의 여러 나라 중에 코로나가 심한 나라들을 제외하고 많은 나라가 국경을 열고 승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추어 우리 회사도 이번 달에는 장기 주기된 많은 수의 A380 항공기들을 다시 비행 편에 맞추기 위해 비행 가능 상태로 만드는 정비 작업이 바쁘게 진행돼가고 있다.


유럽, 미국, 그리고 중동의 나라들에 승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번 달부터 많은 취항지의 항공기를 A380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오후 2시에 유럽의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항공기를 지원하기 위해 이제 들여온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아직 동체에 광이 나고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한 A380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약 5시간 반을 날아가며 흑해를 지나고 헝가리를 지나면서 모래사막의 땅들은 사라지고 어느덧 새파란 초록의 자연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공항에 항공기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오늘은 조금 긴 날이 될 것이다. 나는 이 항공기를 지원 후에 다시 탑승을 하고 두바이로 돌아가야 한다.


같이 타고 온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내리고 지상에서 정비 지원을 나온 오스트리아 항공의 두 명의 엔지니어가 탑승교로 올라왔다.


오스트리아의 엔지니어 중에 한 명은 40대 중반의 선임 엔지니어와 30대 초 중반의 젊은 엔지니어였다.


이 두 명의 엔지니어가 우리 항공기의 핸들링을 도와주는 한국으로 말하면 외항기 정비 지원팀 소속이다.


오스트리아 항공은 대형기가 없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 항공기 기종 교육도 대신시켜주었다. 그리고 EASA 항공 엔지니어 자격증에 정비 한정 자격을 받아 우리 항공기를 지원한다.


 현지 엔지니어 들은 아직 내가 타고 온 A380의 롤스로이스 엔진의 한정 정비 자격이 없어서 내가 정비 확인을 위해 비엔나로 온 것이다.


두 명의 현지 엔지니어가 항공기 상태를 모두 확인하고 내가 요구한 간단한 정비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에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 엔지니어는 코로나가 심해지기 전에 바로 엔지니어로 진급한 정말 운이 좋은 ‘토마스’란 엔지니어였다. 메카닉으로 오스트리아 항공에서 10년의 정비 경력을 쌓고 간신히 항공사의 기종인 A320의 한정 교육을 받은 엔지니어였다.


그런데 코로나로 많은 항공기가 날지 못하자 외항사 지원팀으로 옮겨와 메카닉 업무를 하고 있었다. 작년에 약간의 월급도 삭감이 있었지만 정부의 고용 보조금을 받아 다행히 많은 영향은 없다고 한다.

이 젊은 엔지니어는 지금의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참 긍정적으로 살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외국의 대형 항공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 두 명의 성실한 엔지니어가 항공기의 출발 지원을 도와주는 동안 나는 A380 항공기 주변을 돌았다. 그렇게 알프스 산맥 근처의 시원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출발 20분 전까지 마음껏 호흡하고 사막의 먼지를 씻어냈다.


마지막으로 항공기 로그 북에 확인 서명을 끝으로 두바이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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