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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l 17. 2021

항공이 살아나고 있다.

항공기, 아프리카, 항공엔지니어


두바이 공항 3 터미널의 52개 게이트의 한편을 가득 메우고 있는 A380 항공기를 보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동안 날 곳을 못 찾아 알 막툼 공항에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던 항공기들을 살려 두바이 공항으로 데려오고 있다.

이제는 꽤 많은 노선으로 A380 항공기로 손님을 가득 채우고 날아가고 있다.


미국은 이미 국내선의 경기가 거의 90프로를 회복하고 그동안 일시 휴직하고 있던 조종사들을 회사로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중동에서 근무하던 수많은 미국 출신의 조종사들이 미국으로 대부분 돌아갔다고 한다.


캐나다에서도 일시 정직하고 있던 직원들을 복직시키고 있다. 유럽에서도 백신 접종을 마친 승객들은 격리를 않도록 정책을 시행하며 이미 많은 노선은 만석으로 예약할 수 없을 만큼 바쁘다.


며칠 전에는 유럽의 유명한 저가 항공사는 부족한 조종사를 보충하기 위해 2500명의 조종사를 모집한다고 뉴스가 나왔다.


코로나 펜더믹으로 우리 회사는 남아도는 엔지니어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각 팀에서 일정 인원을 Flying Engineer로 배치하고 일 년 동안 Flying Duty 업무만을 전담했었다. 그런데 요즘 비행 편이 늘면서 그 엔지니어 인력들을 원래 라인팀으로 다시 복귀시키고 모든 엔지니어에게 오버 타임 개념의 추가 비행 수당을 지급하며 Flying Duty를 시행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정상 업무를 하다가 추가 비행 편이 생기거나 회사 엔지니어가 없는 지점에는 엔지니어가 직접 날아가 항공기를 조치하고 돌아온다.


어제는 아프리카의 자그마한 케냐의 지방 공항인 '엘도렛'이란 곳으로 엄청난 양의 텔레비전과 전자 제품을 싣고 날아갔다. 국내의 지방 버스 터미널보다 작은 엘도렛 국제공항이다.


우리가 공항에 착륙하니 단 한 대의 터보프롭 항공기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공항 양쪽에 울창한 나무들이 마치 병풍을 두르듯이 펼쳐진 정말 녹색의 한적한 공항이다.


항공기는 도착한 후에 자가 출발이 쉽도록 활주로 방향으로 항공기를 돌려 멈춰 섰다. 그리고 트랙터를 가지고 온 현지 지상 조업 인원들이 L5 승객 문을 열고 스텝 밑으로 열심히 화물을 하기 했다.


오랜만에 도착한 녹색의 시골 마을 공항 직원들은 항공기 주변을 돌고 있는 동양인 엔지니어가 신기한가 보다. 하얀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지으며 내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항공기는 다시 날아올라 27000피트까지 상승 후에 바로 하강을 시작했다. 엘도렛 공항에서 이륙 후에 나이로비 공항까지는 25분이 걸린다.


나이로비 공항 근처에 호텔에 도착하니 먼저 온 엔지니어 동료들이 와 있었다. 때로는 이곳에 3명 정도의 항공 엔지니어들이 모두 다른 목적지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이곳 호텔에서 하루 레이 오버를 하고 두바이로 돌아간다.


점점 비행이 늘면서 항공 엔지니어들이 커버를 해야 하는 공항들이 늘어난다. 어제저녁은 같이 날아온 조종사, 승무원, 운항 관리사 그리고 로드 마스터와 함께 맛있는 저녁으로 하루의 노고를 풀었다.


요즘 나이로비에는 우기가 오기 전에 선선한 기후로 야생 동물 사파리 관광으로 성수기에 접어들고 있다. 매일 여객기는 만석으로 운항이 되고 있다.

몇 명의 동료와 함께 남은 하루 동안 동물 사파리 관광을 계획하고 가려다 아쉽게도 현금 결제만 가능해서 야생 사파리 관광을 포기해서 아쉽다.


‘역시 현금이 최고다. ㅠㅠㅠ’


모두들 비행 편이 늘어 업무가 증가하면서 피곤도 하지만 앞으로 희망이 보이기에 환한 미소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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