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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l 23. 2021

세네갈의 행복

여행, 세네갈, 항공엔지니어

세계를 돌아다니다 보면 현지의 다양한 세상의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게 된다.

지난 6월에 어느 날 서아프리카에 있는 세네갈의 수도 다카(Dakar)와 코나크리 공항으로 출장을 갔다. 프랑스에서 1960년 독립한 세네갈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로 우리에겐 축구로 알려진 나라이다.


세네갈은 그래도 주변국에 비해 그래도 경제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한다.  아직도 도로에서 노새가 끄는 마차를 볼 정도로 가난한 나라이다.


이번 출장은 B777-200F의 비행 편을 세네갈의 다카까지 날아가 지원하는 임무였다.


두바이 시내에서 50Km 떨어진 두바이의 알 막툼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갈색의 사막을 한참 가로질러 11시간을 날아서 녹색이 가득한 아름다운 숲으로 둘러싸인 다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아직 제퍼슨 매뉴얼에도 등록이 안 된 신공항으로 공항에 도착하면 B777의 RUN WAY 관련 에러 메시지가 뜨는 공항이다.


비행기가 도착하여 화물을 하기하고 다시 로딩하는 브라질의 리우 데 자이로로 가는 비행 편을 새벽 2시까지 지원하고 화물부 직원이 캄캄한 도로를 차로 한 시간을 달려 호텔에 도착했다. 다음 두바이로 돌아가기 전까지 하루 반의 여유 시간이 있다. 세네갈은 처음이라 현지 여행을 체험해보고 싶었다.


푸른 인도양을 바라보며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다카의 유명한 알 마디 해변으로 가기 위해 호텔에서 예약한 택시가 왔다.


우리나라 폐차장에서 볼 수 있는 앞유리가 커다랗게 금이 가고 창문도 안 열리고 에어컨도 안 되는 낡은 차가 왔다.


할 수 없이 그 택시를 타고 유명한 알 마디 해변으로 갔다. 너무 이른 지 외국인은 거의 안 보인다. 길에서 현지인들이 조그만 카트에서 더러워 보이는 냄비에 끓인 커피를 마신다. 한 70년대의 우리 시골 풍경 같다.


해변에 앉아 한가로이 마을 어부들이 고기 잡는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해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바다에서 많은 길고 작은 배들이 열심히 그물로 고기를 잡아 바닷가로 왔다.


엄청난 양의 다양한 물고기들 배에 한가득 실려있다. 배가 해변 안으로 들어오기 어려워 젊은 어부들이 커다란 플라스틱 통으로 채워서 해변 근처의 고기 경매장으로 옮긴다. 모든 어부가 다 20대 초반 이하로 젊다. 그 고기를 나르는 어부들이 지나가는 길에 동네 아주 꼬마들이 어부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 주위에는 꼬마들의 젊은 엄마로 보이는 여자들이 양동이 하나 씩을 옆에 두고 앉아 있었다.


‘ 뭘 하는 거는 걸까? 어부들의 아내 인가?’


조금 후에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어부들이 고기를 커다란 통에 담아 옮길 때 고기들이 모래 바닥에 떨어지면 주변의 아이들이 쏜살같이 그 고기를 집어서 주위의 엄마에게 갖다 주면 엄마는 양동이에 담는다.


고기를 어부들에게 안 돌려주고 엄마가 챙기는 것이다.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 어부들은 지나가며 일부러 고기를 흘리기도 하며 아이들이 생선을 가져가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렇게 여러 배에서 경매장으로 생선을 나르는 동안 어느새 그 젊은 엄마들의 양동이는 고기가 한가득하다. 양동이가 차면 엄마들은 일어나 아이들과 어디론가 가버린다.


‘가족이 먹기는 너무 많은 데! 생선을 팔려고 하나?’


나는 이 광경을 바라보며 참 어부들의 행동에서 그 옛날 우리 시골의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가난하게 살지만 어렵게 잡은 생선을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 주지 않게 자연스럽게 나누어 주는 것이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나도 그 경매장에서 큰 다금바리 한 마리를 싸게 사서 식당으로 가져가 신선한 세네갈식 해산물 요리를 먹고 돌아왔다.


어느 때부터 인가 우리는 주변에 너무 인색하고 돌아볼 여유가 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한 번쯤 주변을 돌아보고 베풀며 살면 어떨까?


사진 출처: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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