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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l 29. 2021

영국으로 무모한 도전

항공엔지니어, 영국, CAA


영국 항공청 Civil Aviation Authority(CAA)에 약 한 달 정도의 시험 응시 접수를 하고 두 달 정도를 낮에는 근무를, 밤에는 CAA AMEL(영국 항공청 항공 엔지니어 자격증)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다.


 당시는 미국의 FAA A&P License 가 있으면 단 한 번의 기회로 영국 자격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전체 시험과목 13 과목 중에 2 과목만 보면 되는 데 문제는 영어로 된 영국의 생소한 항공법, 휴먼 팩터(인적 요인)의 용어들이 어렵고 도대체 암기는 고사하고 이해도 힘들었다. 방법이 없다.


무조건 읽고 외우고 내가 미리 만들어 논 예상 문제 항공 법규, 휴먼 팩터(인적 요인)의 에세이를 통 문장으로 무조건 암기하려 쓰고 또 쓰면서 암기했다.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한다. ‘영국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아직 시험에 자신이 없다. 이번에 가더라도 결과는 뻔하다.


하루를 고민하다. 무조건 가보자. ‘시험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의 목적은 시험의 경향 분석과 시험 자료의 수집이 목적이다.’


매니저에게 시험을 보러 간다고 보고를 하고 일주일 휴가를 받았다.  드디어 2000년 7월 6일에 홍콩의 카이탁 공항을 거쳐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비용을 아끼려 배낭 여행자  호스텔을 예약했는 데 막상 가보니 템즈 강변의 반 지하에 위치한 허름한 한인 민박(1박에 23파운드) 이였다.


숙소를 둘러보니 화장실에 물도 안 빠지는 지저분한 숙소였다. 비용을 아끼려면 참아야 했다.



3일 동안 허름한 숙소에서 밥도 해 먹으며 단 하루의 외출도 없이 시험공부애 전념했다.  시험 당일 날  갯윜 공항(Gatwick Airport)으로 비싼 기차표(45 파운드)의 기차를 타고 시험 장소에 도착했다.


시험 장소에 입실하고 시험이 시작되어 항공 법규와 휴먼 팩터의 필기 및 에세이 문제를 받아 들었다. 얼른 확인해보니 필기 문제는 어렵지 않아 마무리를 짓고 시험감독관에게 에세이를 시작한다는 허락 하에 에세이 시험을 시작을 했다. 에세이는 두 과목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우선 항공 법규 문제를 살펴보고 휴먼 팩터 문제를 살폈다. 질문 내용은 알겠으나 이건 처음부터 패닉이 왔다.


'어떻게 시작하지?'


그동안 외우고 썼던 내용이 전혀 생각이 안 난다.


사실 그때 영어 실력이 너무 형편이 없었다. 그냥 암기한다고?  내용도 이해를 못 했는 데? 그것도 영어로 질문 내용의 답을 적을 수가 있을 까? 나도 안다. 무모한 도전이다.



영문 에세이 문제 출제의 요점은 항공 엔지니어가 되면 모든 항공기의 결함 내용에 대한 조치 내용을 영문으로 작성하고, 영문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모든 항공 규정에 의거하여 절차를 준수하고 문제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가의 일종의 영어 업무능력 시험이다.



에세이 시험 문제는 한 과목당 2장의 A4 용지가 제공되며 각 20분의 시간이 주워지는 데 질문에 대한 내용을 서론, 본론, 결론, 영문법, 철자도 틀리면 안 되고 중요한 질문의 키 포인트까지 꼭 채워야 한다.



두 문제를 오가며 생각 나는 내용을 손이 쥐가 나도록 힘을 주고 써내려 갔다. 이미 결과는 불 합격이란 걸 안다. 그러나 해보자. 두 문제를 오가며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답안지의 약 1/3을 채웠을 때 시간을 보니 벌써 35분이 지났다. 처참하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손에 쥐가 났다.



더 이상 쓸 내용도 기억도 안 난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남아 두 과목의 에세이 문제의 내용을 암기했다. 어떤 질문이며 어떤 방식의 질문 인지를 기억하고 시험을 끝내고 나와 바로 종이에 에세이 문제를 적어 놨다. 비싼 비용으로 좋은 경험을 얻었다.
마지막 하루는 시간을 내 런던 시내를 둘러봤으나 그리 흥이 나진 않았다.



한국에 돌아오고 한 달 후에 시험 결과가 나왔다.  필기시험은 두 과목 다 합격이다. 그러나 예상대로 에세이 시험은 불 합격이다. 에세이 점수가 75점 합격에 55점이다. 내가 봐도 참 후하게 준 점수다. 자 이제는 영국 AMEL은 더 이상 기회는 없다.


이제 영국의 CAA와 유럽의 JAA(Joint Aviation Authority)가 합쳐져 JAR Part-66( Joint Aviation Regulation)으로 자격제도가 바뀌어서 더 이상 응시를 할 수 없다.


C 항공사는 홍콩 항공사로 영연방 시절부터 영국의 자격 제도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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