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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Aug 03. 2021

해외 취업은 언제가 좋을까?

해외취업, 항공엔지니어, 외항사


많은 항공 정비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있다. 국내 취업이 어렵게 되면서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하는 후배들이 질문을 해온다.


‘항공 정비사로 해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언제가 좋을까요?’


사실 나도 해외로 나온 지 이제 11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준비는 많이 하고 있었지만 해외에서 취업 오퍼가 온 것은 13년 전이었다.


국내 항공사에서 근무하다가 국내에 취항하고 있는 해외 항공사로 이직을 하고 다시 12년의 항공 엔지니어로 근무를 했었다. 민간 항공사에서 거의 20년을 근무하며 해외 자격증을 하나둘씩 취득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공 업무에 필요한 영어 능력을 서서히 키워나갔다.


해외 항공사에는 해외 자격증이 국내의 자격으로는 인정이 안 되어 메카닉으로 일단 이직을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단지 연봉이 좋아서 움직인 것도 아니었다. 그곳에 근무하고 있는 항공 엔지니어의 하얀 셔츠에 엔지니어 견장을 차고 근무하는 그들의 모습에 반해서 선뜻 메카닉 자리라도 받아들였다.


그렇게 이직을 하고 다시 메카닉 생활을 하면서 많은 시련도 있었다. 내용을 다 알고 있지만 내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엔지니어의 결정에 따라 정비를 하면서 후회도 했었다.


그러나 내겐 확실한 확신이 있었다. 어서 빨리 엔지니어 자격증을 따야지.


‘내 나이 40살이 되기 전에 엔지니어가 될 수 없다면 이 직업을 그만두고 나가서 다른 일을 하리라.’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덕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드디어 엔지니어로 진급이 되었다. 아직도 홍콩에 엔지니어로 진급이 되기 전 첫 교육을 갔을 때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어느 날 교육을 마치고 엔지니어링 사무실의 비서가 유니폼 샵에 가서 유니폼을 맞춰야 한다는 연락을 해왔다.

메카닉 시절에는 정해진 치수를 유니폼 신청서에 작성하면 홍콩에서 내 치수에 맞는 유니폼을 매년 서울 사무실로 보내왔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유니폼 샵에 들렸다.


“서울에서 온 JH KIM입니다. 유니폼 치수를 재러 왔습니다.”


그리고 유니폼을 만드는 제단사가 줄자를 가지고 와서 내 몸의 이곳저곳의 치수를 재고 수치를 적었다.


“유니폼이 다 만들어지면 연락하겠습니다. 와서 입어 보고 다시 수정해드리죠.”


일주일 정도 후에 회사 이메일로 유니폼이 만들어졌다는 연락이 왔다. 그날 오후에 유니폼 샵에 들러서 다 만들어진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견장을 착용하고 나니 진 청색의 정복도 입어 봤다. 아주 내 몸에 착 달라붙는다.


‘거울을 보니 내가 바라던 엔지니어가 그곳에 서 있었다.’


그리고 다 만들어진 유니폼은 서울의 우리 사무실로 배달이 되었다. 그렇게 나의 항공 엔지니어 생활이 시작되었었다.


민간 항공사에서 항공 정비사 생활을 시작하고 거의 18년의 경력과 해외 자격증을 차곡차곡 만든 후에는 어느 곳에 이력서를 넣어도 바로 연락이 왔다. 국내의 유명한 대기업의 전용기 팀, 외항사의 지점장 자리, 그리고 해외의 항공사에서도…


해외 취업의 특별한 시기는 없다.


처음부터 맨땅에 헤딩하고 바닥부터 시작할 용기가 있다면 나가서 부딪히며 바닥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기회는 분명히 엔지니어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아니면 해외 유학을 떠나서 현지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그곳에 적응하고 사는 방법도 있다.


젊음이 있다면 이렇게 부딪히며 헤쳐나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단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본인의 능력으로 도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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