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스터 엔지니어 Aug 27. 2021

필리핀 캡틴 친구

언어의 힘, 항공엔지니어, 필리핀


공항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날 수가 있다.

국내의 항공사에서 근무할 때 외항사를 전담하는 부서에서 일하면서 좋은 지인도 많이 만나고 여러 나라의 조종사, 엔지니어와 친구가 되었다.


브라질의 항공기를 핸들링하면서 승무원들과 친해지기 위해 포르투갈어를 배웠다. 일본 항공사의 조종사에게 일본어를, 중국 항공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다시 외항사로 이직한 후에도 승무원들과 언어 배우기는 계속되었다.


그렇게 간단한 인사와 안부 정도를 물어보는 외국 언어가 몇 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서 8개 나라의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언어는 정말 대단한 파워를 지녔다. 자국어를 하는 외국인을 해외에서 만나면 그들은 본인도 모르게 무장 해제가 되어 친구가 되었다.

캡틴과 사무장을 만나 그 나라의 언어로 소통을 하고 나면 항공기에 문제가 생겨도 웬만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그런 친구들 중에 몇 년간 항공기에서 만난 필리핀 항공의 한 캡틴과 친구가 되었다.


그동안 인사치레로 나누던 필리핀 방문을 그 친구가 필리핀으로 골프여행에 초대로 가게 되었다.


회사 동료와 함께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내려서 출국장을 나오자 내 이름을 든 캡틴의 운전사가 공항에 마중을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 차를 타고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그날 저녁식사에 초대되어 그 캡틴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3층짜리 거대한 대 저택에 여러 대의 차를 가지고 있는 필리핀의 부자동네에 사는 군 출신의 캡틴이었다. 캡틴의 두 아들도 조종사로 항공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뒷마당에는 골프 연습장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근사한 저녁식사를 하고 파티를 위해 뒷 정원에 마련된 대나무로 만든 커다란 파티 공간에서 늦게까지 파티를 즐기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다음 날부터 매일 아침 운전수가 호텔에서 우리를 픽업하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4일간 재미있게 원 없이 골프를 즐기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하루는 근사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당시에  약 200달러 정도의 식사비가 나왔다.  캡틴의 성의가 너무 고마워 내가 식사비를 계산하려고 영수증을 챙겼다.


"누가 손님이야?"  하고 캡틴이 영수증을 낚아채서 가져갔다.


그날의  식사비용은 당시에 2명의 가정부 월급에 맞먹는 금액이었다.


우리는  캡틴의 배려로 출발하는 날까지 골프를 치고 공항까지 배웅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작가의 이전글 최악의 해외 취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