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스터 엔지니어 Sep 20. 2021

역마살 인생

인생, 해외생활, 항공엔지니어

내 인생을 돌아보면 내 인생도 참 재미있는 인생이다. 세계 지도에서 우리나라를 찾아보면 점처럼 보이는 조그만 나라에서 태어나 40년을 넘게 살았다.


 어느 날 지구의 남쪽으로 10시간 반을 돌아 캥거루가 뛰어노는 곳에도 살아 봤다. 그리고  다시 서쪽으로 14시간 반을 돌아 지금은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의 도시에 살고 있다.


시골 읍내에서 버스를 타고 비포장길을 한참 달려야 하는 깡 시골에서 살던 촌놈이 상상도 못 했던 삶이다.

어떤 것이 내 인생을 이렇게 바꿨고, 내가 왜 여기에 와서 살고 있는지 나도 궁금하다.


그 흔히들 얘기하는 역마살이 끼어서 그런가?


초등학교 시절에 우리 집에는 10여 마리의 돼지와 내가 용돈 벌이를 위해 키우던 40 마리의 토끼가 있었다. 아마도 초등학교 4-5학년 때였던 것 같다. 학교에 가기 전에 새벽 6시 정도에 일어나 돼지우리를 청소하고 구유통에 사료를 채워주고 토끼 밥을 주고 학교에 늦지 않기 위해 학교에 달렸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산에 공군 사격장이 있었다. 매일 엄청난 소음을 내며 날아가는 전투기를 보며 살았다. 어린 시절에 주말이면 그 사격장 주위에 떨어진 총알과 불발탄을 주워서 고물장수에게 주고 엿을 바꿔 먹었다.


어쨌든 아무것도 없는 그 시골에서 그렇게 계속 살았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중학교 때 도시의 한 귀퉁이로 이사하고 꿈도 없고 욕망도 없었다. 한참을 방황하고 보다 나은 삶을 찾아 선택한 길이 지금의 내 인생길이 되었다.


당시는 그저 근사해 보이고 신기해 보이는 비행기였다.


그리고 그 비행기를 타고 넓은 세상을 보았고, 새로운 체험도 해봤다. 인터넷도 없던 1995년에 최고 남쪽의 섬나라인 뉴질랜드로 번지점프를 하기 위해 무작정 다녀오기도 했다.


세상을 돌아보고 경험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뭔가 하고 싶은 의욕과 용기가 생긴다.  


오늘은 두바이 밤하늘에 떠있는 초승달이 참 멋있다.

작가의 이전글 항공 영어는 어느 정도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