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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Sep 26. 2021

줄 서는 A380 항공기

A380, 항공 엔지니어, 두바이


요즘은 근무를 하다 보면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간다. 한 근무를 마치게 되면 4일간의 휴일이 주어지게 된다. 4일을 제대로 쉬게 되면 피로가 어느 정도 풀리는 게 느껴진다.


첫날은 그간의 쌓인 피로를 푸느라 마음껏 늦잠을 자고 나면 하루가 그대로 지나가 버린다.

이틀을 푹 쉬고 회사의 늘어난 비행을 정상적으로 핸들링할 수가 없어서 이제는 휴일에 한 달 전에 미리 추가로 오버타임 근무를 넣어서 부족한 엔지니어와 메카닉 인원을 커버하고 있다.


오늘은 계획된 오버타임을 위해 두바이 공항에 출근을 했다. 오전에 4대의 항공기 배정을 받고 한 대씩 들어오는 B777 항공기를 점검해 나갔다.


이글거리던  공항 바닥도 이제 조금씩 시원해지고 있다. 지금의 온도는 35도로 시원하다. 오후가 되면 45도까지 올라갈 것이다. 다음 비행기를 받기 위해 폭스 트라 베이로 차를 모는데 앞에 승객 이송용 버스들이 빼곡히 줄을 서고 있어 10분 이상 지체되어 해당 베이에 도착했다.


내 항공기 옆에는  여러 대의 A380 항공기가 들어오거나 이미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공항이 다시금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세 번째로 들어온 항공기의 에어컨 시스템에 있는 Economy Cooling Valve 관련 결함이 로그북에 적혀있다. 출발시간이 다행히도 2시간 정도가 남았다. MAT에서 결함의 히스토리와 Maintenance message를 찾아 결함 해소에 나섰다. 에어컨 시스템에 APU를 이용해 PACK을 ON 하고 시스템 리셋과 밸브의 상태 점검을 하니 메시지가 사라졌다.  그런데 조종석으로 이집트 출신의 압둘라가 들어왔다.


"MCC에서 보내서 왔어. Economy Cooling Valve를 Deactivation 하래."


해외에서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항공기 지연을 방지하고 돌아와서 좀 더 고장 탐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업둘라에게 사후에 조치를 맡기고 다음 항공기로 달렸다.


곧이어 밀란으로 출발하는 B777을 바라보니 그 앞으로 2대의 A380이 엔진 시동을 걸고 있고, 뒤에는 3대의 A380이 이미 택시 웨이에 줄을 서 있다.


요즘 A380 항공기가 들어가는 곳은 대부분 만석으로 운행을 하고 있다.  오늘도 바쁜 아침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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