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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Oct 02. 2021

항공 산업의 발전

항공산업, 컴퓨터, 항공엔지니어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32년 전에  강릉 공군 비행단에 하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항공 정비대대의 품질 관리실에 배치를 받아 기체 검사관이 되었다. 당시에는 항공 정비 중대의 품질 검열에 대한 모든 서류와 현황판 정리를 수기로 작성하던 시절이었다. 컴퓨터는 물론  타자기도 없던 시절이다.


모든 기안 서류는 중대 선임하사의 지시에 의해 내가 16절지라는 백지에 자를 밑에 대고 서류를 20장 분량을 모두 수기로 작성해서 올리면 단 한자라도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작성을 해야 했다.


당시  브리핑은 4절지의 종이에 차트 글씨로 글과 그래프를 수기로 작성하고 한 장씩 넘기며 브리핑을 했었다. 요즘의 파워 포인트를 직접 수기로 그렸던 시절이다.


그러다 몇 개월 후에 중대 사무실에 처음으로 타자기가  지급이 되었고 타자기로 서류를 작성하며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다시 일 년이 흐르고 드디어 정비 중대로 부서를 옮겨 항공 정비를 배우면서 중대의 항공기 자재 관리를 맡게 되었다.  역시 모든 신청서는 하루에 수십 장의 자재 신청서를 수기로 작성하거나 타자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자재관리 중대에서 매주에 수백 장씩 프린트되어 배부가 되는 자재 현황을 일일이 확인하고 필요한 부품들을 파악하고 신청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1991년에 중대에 16비트 컴퓨터가 들어왔다. 컴퓨터는 당시에 정말 신문물이었다.


인터넷은 고사하고 컴퓨터에 단 하나의 프로그램인 아래한글을 이용해서 필요한 기안 서류를 작성할 수도 있고 1.44 메가바이트의 플로피 디스크를 이용해 파일을 저장하고 수정을 할 수도 있었다. 당시 1.44 메가바이트는 여러 개의  파일을 저장할 수가 있었다.


군을 제대하고 항공사에 입사하고 보니 모든 항공기 정비 매뉴얼 종이로 프린트되어 커다란 파일 집으로 사무실의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정비 매뉴얼을 매달 업데이트되는 수천 장의 페이지를 수 작업으로 바꿔주는 작업을 전 부서 직원이 틈만 나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흘러 마이크로필름 리더기가 부서에 한 대씩 지급되었다. 마이크로필름으로 된 매뉴얼을 리더기에 걸고 확대해서 해당 페이지를 읽고 프린트를 했었다.

그러고 나서 매뉴얼은 다시 CD로 교체되었고 요즘은 온라인으로 최신 항공기 정비 매뉴얼에 악세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요즘은 항공기 정비 매뉴얼은 00 패드 같은 태블릿 피씨를 이용해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항공기 자체에 내장된 매뉴얼을 선택하고 열어 링크를 클릭하게 되면 해당 매뉴얼에 바로 접근할 수가 있다.


짧은 인생에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이런 항공 역사를 지켜보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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