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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an 13. 2022

엔진 하이 파워 런업

A380, 엔지 테스트, 항공엔지니어


장기 주기되어 있는 항공기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가 몇 가지 있다. 첫째로 엔진으로 공급되는 연료 라인은 장기 보관을 위해 연료 탱크부터 엔진의 연료 공급 시스템의 연료 노즐까지 부식 방지액을 채워서 보관을 한다. 두 번째 시스템은 엔진 윤활계통의 모든 오일을 빼내고 역시 부식 방지액을 채워서 보관을 해왔다.

즉 항공기가 날아가기 위해서는 항공기 파워의 원동력인 연료 시스템, 그리고 오일 시스템의 부식 방지액을 모두 제거하고 연료와 오일을 다시 채워 넣는다. 그리고 이 절차의 최종 완성이 모든 엔진의 기능을 체크하는 엔진 하이 파워 런업이다.


오늘은 엔진 시스템을 모두 정상으로 복귀를 시키고 항공기를 토잉카에 걸고 엔진 하이 파워 런업 패드로 이동했다. 창밖으로 연갈색의 모래밖에 안 보이는 사막을 두고 풍향을 고려하여 항공기를 위치시켰다.

모든 타이어 앞에 엔진 런업 용 규격의 커다란 쵸크를 위치시키고 관제 센터를 불렀다.


" 관제센터! OO 항공기 엔진 파워 체크를 한 시간 수행할 예정입니다. "


그리고 공항 소방서에 소방차도 요청해서 대기하고 있었다.


모든 문을 닫고 엔진 런업 전 절차에 대해 하나하나 브리핑을 해나갔다. 비상시 탈출 절차까지도...

각 엔진마다 Dry motoring, Wet motoring, Anti Ice System Test를 차례로 수행하고 드디어 모든 엔진의 스타팅을 시작했다.

엔진의 시동을 하며 하나하나 엔진 파라 메타를 지켜보며 옆에서 콜업을 해주며 N2,  Oil 압력, 덕트 압력, Fuel flow, EGT를 지켜보며 엔진을 Idle power로 스타트했다. 일단 30분 정도를 Idle 파워에서 하이 파워로 올리기 위한 웜업을 시켰다.

30분의 시간이 흐르고 하이 파워로 올리기 위해  우선 엔진의 밸런스 파워를 맞추어야 한다. 한쪽 엔진을 우선 N1 RPM을  50% 까지 올리기 위해 스로틀을 천천히 앞으로 전진시켰다. 웅장한 엔진 추력의 소리가 '우우웅' 하면서 항공기 동체 전체가 진동을 하기 시작한다. N1 RPM을 50% 에 고정시키고 타깃 엔진의 스로틀을 N1 86 % 까지 올리면서 모든 파라미터를 지켜봤다. 타깃 엔진의 N1 RPM을 86%까지 올리고 나서 5분 후에 매뉴얼에 명시된 오늘의 대기 온도 차트를 찾았다. N1 RPM 86%에서 N2 RPM, EGT, Fuel flow 량을 기록하고 비교했다.  엔진의 진동계 수도 모도 정상이다.


다시 모든 스로틀을 Idle 위치로 내리고 다른 엔진도 차례로 풀 파워 체크를 수행했다. 2번과 3번 엔진의 풀 파워 체크를 수행할 때 기체의 진동은 마치 항공기가 금방이라도 이륙을 할 정도로 엄청나다.

'이러다 파킹 브레이크 라도 고장이면 이륙을 해야 하나?'


엔진 하이 파워 테스트를 하는 동안 한 시간 반이 후딱 가버렸다. 시뮬레이터에서 처럼 활주로를 박차고 오르고 싶은 날이다.

창밖의 옅은 갈색의 사막이 멋지게 보여서 한 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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