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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Mar 25. 2022

그리워할 알 막툼 공항

항공 엔지니어, 퇴직, 공항

이제 알 막툼 공항에  이틀만 더 출근하면  공항에서 더 이상 이곳으로 올 일이 없다. 코로나 팬더믹 이후에 그동안 공항에 세워져 있는 항공기들을 관리하러 두 달에 한번 정도는 이곳으로 출근을 했다.

처음에는  알 막툼 공항의 크기에  놀랐다.  초기 개발 계획은 년간  1억 2천만의 승객 운송을 규모의 목표로 계속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 팬더믹으로 모든 항공기들이 멈춰서 버리고 알 막툼공항은 장기 주기장으로 변해버리고 주기장, 유도로, 활주로까지 모 항공사의 B777, A380 항공기들이 공항을 가득 메우고 기약 없는 날들을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었다.


항공 엔지니어와 테크니션들은 순번제로 돌아가며 이곳으로 출근해서 줄 지어 주기된  항공기들을 정기 점검을 하면서 참 많은 경험을 얻기도 했다. 항공기 보금자리를 잡은 야생동물들의 신비로운 생명력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항공기에 새들의 둥지를 어쩔 수 없이 제거하기도 하고 커다란 벌집을 처리하기도 했다. 이제 일부의 항공기들만 공항의 한편에 자리를 잡고 다시 아오를 날을 기다리며 우리의 관리를 받고 있다.


그런 공항의 한편에는 전 세계 공항이 열리면서 개인 전용기들이 족히 100대도 넘게 자리를 잡고 부지런히 날아다니고 있다. 이런 전용기들의 정비하기 위한 어마어마한 크기의 새로운 정비 행거가 거의 완성되어가고 있다. 이곳은 아마도 개인 전용기들의 정비 허브가 될 것이다. 많은 엔지니어와 테크니션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게 뻔하다.

수많은 전용기들을 타고 온 VIP 승객들이 항공기에서 내려 특별 대우를 받으며 공항을 나가는 모습을 이제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어떻게 태어나야 이런 인생을 살 수 있는지 그저 부러울 뿐이다.


조만간 여기를 떠나게 되면 어디서 이런 진기한  풍경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오늘도 돌고래들을 살피며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 그리워질 사막의 열기를 풍기는 공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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