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의 시작
너무나도 혼란한 세상이다.
정신없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에 발맞추어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누구인지 잊게 되고,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현실을 살아내는 게 버겁다고 느끼다 보면 꿈이나 행복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일 뿐이고 무의미한 시간낭비로 받아들여진다. 돌이켜보면 20대 때의 나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는데, 30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나는 고작 몇 년 만에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낀다. 급변하는 혼란한 세상 탓인지, 아니면 나이를 먹을수록 쌓여가는 인생의 무게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의 나는 망망대해 속에서 어느 방향으로 방향키를 잡아야 할지 정하지 못하고 정신적인 방황을 하는 중이라는 거다. 한참을 방황하다 내린 결론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돈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개인의 인생 목표로 삼을만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돈은 많을수록 좋지만, 동시에 '그 많은 돈으로 나는 뭘 하고 싶지?'라는 생각도 든다. 경제적 자유가 생기면 마음대로 해외여행도 갈 수 있고, 남들은 경험하기 힘든 것도 경험할 수 있을 거고, 각종 비싼 음식과 물건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지 못한 더 값진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한 인간으로서 살아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특별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를테면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은하계 너머 외계인과 대화할 수 없고, 영화 속 슈퍼히어로가 될 수도 없다. 언젠가 수많은 세월이 지난 후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생에는 불가능할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부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생물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한 가지는 '죽음'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죽음 앞에 모두는 평등하고, 그렇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의 시간을 얼마나 값지게 보내는지가 중요한 게 아닐까? 그럼 '값진 시간'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행복하다고 느낀 모든 시간'이다. 죽음이 있기에 행복이 의미를 갖는 것이고, 돈은 행복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군가는 행복하기 위해 그다지 많은 돈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어떨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찾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지난날을 되짚어보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여 당분간은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정리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브런치에 무언가를 기록하기로 한 결심은 온전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누군가 이 기록들을 보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고자 마음먹게 되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알아가는 이 여정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