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때리는 아이, 왜 그럴까요?

감정 예민형

by 작가 앨리스

“선생님, 알렉스가 또 친구를 밀었어요!”


놀이방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졌습니다.
다섯 살 알렉스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 있었고,
친구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습니다.
놀고 있던 장난감을 친구가 먼저 집어 들자,

알렉스는 그 친구를 밀어버린 겁니다.


알렉스는 평소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였습니다.
유치원 생활도 큰 문제가 없었죠. 하지만 최근 들어 달라졌습니다.
자주 짜증을 내고, 친구들과 부딪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장난감을 나눠 쓰거나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낄 때마다

손이 먼저 나가고 표정이 굳어버렸습니다.


이 상황을 들은 알렉스의 어머님은 당황하셨습니다.

ChatGPT Image 2025년 5월 22일 오전 11_00_02.png

“우리 아이가 친구를 밀었다고요? 집에서는 전혀 그런 애가 아닌데요.”

그렇습니다.
집에서는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가,

유치원만 가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뀐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화가 나서 친구를 밀거나 때리는 충동적인 모습을 보면,

부모는 걱정과 불안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알렉스의 행동은 단순히 에너지가 넘쳐서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사실은 감정에 민감하고,

조절이 서툰 감정이 예민한 기질을 가진 아이일 가능성이 큽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 이를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이라,

그 감정이 몸으로 먼저 튀어나온 것입니다.

유소아기 아이들은 감정의 크기는 어른과 비슷하지만,

표현하는 기술은 부족합니다.
알렉스는 “나도 그 장난감을 갖고 싶었어!”라는 말을 하지 못했기에,
‘민다’는 방식으로 감정을 대신 표현한 것입니다.
문제는 알렉스의 그 감정을 읽지 않고 단지 친구를 밀어버린 그 행동만 제지할 경우,
아이는 감정을 점점 억누르게 됩니다.

“이번 기회에 따끔하게 혼내줘야겠어요.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이렇게 반응하면,

아이는 순간 조용해질 수는 있지만 마음은 점점 혼란스러워집니다.

"나도 화가 나서 힘든데, 왜 나만 혼나지?"
"화나도 말하지 말아야겠다."
"내가 나쁜 아이인가?"


이렇게 스스로를 해석하게 되면, 아이는 감정을 숨기거나,

더 폭력적으로 분출할 수도 있습니다.
감정을 표현을 두려워하는 아이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배워야 하는 건 ‘화내지 않는 법’이 아니라,
화가 날 때 그것을 말로 풀어내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지금 어떤 기분이야?” 하고, 차분히 물어봐 주세요.
“나도 그 장난감 갖고 싶었는데 친구가 먼저 해서 속상했어요.”
“기다리기 힘들었어요. 나도 하고 싶었는데 친구가 안 된데요.”

이처럼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연습이 반복되면, 아이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실제로 알렉스는 선생님과 감정 표현을 연습한 뒤,

화가 나면 자리에 앉아 스스로 숨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두 손을 꼭 쥐고, 자기만의 시간을 가진 후 선생님에게 다가와 말합니다.

“나 지금 화났어요. 친구가 나랑 같이 안 놀아줬어요.”
“나 이거하고 싶었는데 안 돼서 짜증 나요.”

그 순간, 선생님은 알렉스의 말을 그대로 받아줍니다.

“그래, 속상했겠구나. 같이 놀고 싶었는데 친구가 안 놀아 줬구나.”

이런 공감과 수용을 통해 아이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갑니다.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법,

자기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천천히 배워갑니다.

이 과정은 단시간에 끝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공감이,

다음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우리는 아이의 ‘행동’을 멈추기 전에,

그 행동 속에 숨어 있는 감정의 소리를 먼저 들어야 합니다.

때리기, 고집부리기, 짜증내기 그 모든 드러난 행동 뒤에는

‘표현되지 못한 감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이의 감정을 억누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감정은 나쁘거나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 성장을 위한 중요한 신호입니다.

알렉스처럼 감정이 예민한 아이도,

천천히 감정을 표현해서 잘 다룰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주위의 믿을 만한 어른이 그 감정을 이해해 주고,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일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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