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근태 작가에게 배운 삶의 첫 법칙
순서가 풀리면 인생이 풀린다
한근태 작가의 책을 읽고,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모든 일은 결국 ‘순서’의 문제라는 것을.
순서를 제대로 알면, 일은 놀랍도록 부드럽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 순서를 놓치는 순간, 아무리 애를 써도 결과는 엉키고 만다.
작가는 동서양의 고사와 격언, 기업 전략, 공부, 인간관계, 감정, 그리고 일상까지 두루 아우르며 순서의 본질을 파고든다.
그가 말하는 순서는 단순히 앞과 뒤를 가르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사고의 틀이고, 공정함이며, 효율이고, 존중과 신뢰의 기반이다.
문화 속에 숨은 순서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건 문화 차이였다.
우리는 연·월·일로 기록하지만, 서양은 일·월·연 순서를 쓴다.
주소를 적을 때도 우리는 도, 시, 동, 번지 순으로, 서양은 그 반대다.
이 차이는 단순한 표기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우리”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사회와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회의 구조적 차이가 언어와 관습 속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국에서 순서는 단순한 규칙을 넘어, 예의와 격식을 지키는 틀이 된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나의 위치와 차례를 재빨리 파악하고, 그에 맞춰 처신해야 한다.
그 감각을 ‘눈치’라고 부른다.
이 눈치를 못 챙기면, 환영받기 어려운 순간이 반드시 온다.
막내와 결정권자 사이에서
나는 집안의 막내다.
가족 모임이 있으면 식당 예약부터 메뉴 선정, 손윗사람 의견 묻기까지 자연스럽게 내 몫이었다.
막내니까 당연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정반대였다.
최고 결정권자로서 방향을 정하고, 순서를 짜고, 사람을 움직이는 역할을 했다.
지금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순서를 읽는 감각은 여전히 내 삶의 기본 세팅 값으로 남아 있다.
일머리와 순서
‘일머리’가 있다는 건 결국 순서를 아는 능력이다.
할 일을 적절한 순서로 배열하고 처리하는 사람은 일을 잘한다.
반대로 순서가 엉키면, 결과는 형편없고 뒤처리는 두 배로 힘들다.
그래서 성격이 까다로운 사람은 참아도, 일머리 없는 사람과는 함께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도 순서를 거친다
작가는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먼저 해야 할 일을 정성껏 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순서는 인식의 렌즈이자 생산성을 결정하는 열쇠다.
알렉산더 포프는 이렇게 말했다.
“순서는 천상의 첫 번째 법칙이다.”
물은 아래로 흐르고,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
걷기 전에 달릴 수 없고, 태어나기 전에 죽을 수 없다.
선후를 구분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깨닫는 첫걸음이다.
관계 속의 순서
나는 특히 관계에서의 순서를 중시한다.
나를 지나치게 앞세우지 않고, 타인의 순서를 가로채지 않으며, 묵묵히 기다려 주는 것.
그것이 예의이고, 존중이고, 신뢰다.
순서를 지키면 질서가 생기고, 질서 위에 신뢰가 쌓인다.
순서는 삶의 철학
순서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개인의 습관에서 가정의 질서, 조직 운영, 사회의 신뢰까지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순서라는 뼈대를 따라 움직인다.
내가 오늘 어떤 순서를 지키고 있는지가
내가 어떤 가치를 살아가는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순서를 바꾸면,
인생의 흐름도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