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당겨 쓰지 말 것.

미래의 불행이 현재도 물들여버리니까!

by 이수북

대학교 고학년이 돼서 그런지, 이번 학기는 유독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휴학, 조기졸업, 취업, 대학원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선택지가 너무 많았다. 어쩌면 미래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선택일지도 모르고, 혹여나 조금 잘못된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직 뚜렷한 가치관이 없는 나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들이었고, 하나하나가 큰 문제로 다가왔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서 스트레스가 컸다.


그리고 선택을 한다고 해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 길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며 내가 과연 그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벌써 비교를 하고 있었다. 급기야 일상에 지장을 받는 지경까지 왔다. 공부를 하던 중에도, 회의감과 불안감이 찾아와 집중력이 떨어졌다.


오늘도 미래에 내가 어떻게 될지 상상하며 집에 가는 길이었다. 문득, 졸업한 후의 내가 지금 걷고 있는 학교 근처 거리를 이렇게 자주 걷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잠시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때 내가 아마 누리지 못하고 있을 것, 즉 내가 지금 학생으로서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정말 장점만 있고 단점이 없을 때는 없는 것 같았다. 지금은 돈이 없지만, 직장인인 나는 아마 시간이 없을 것이다. 굉장히 이상적인 미래가 존재할 수 있겠지만, 아마 그곳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꽤 많이 걸릴 것이다.


그러니까, 미래에 대한 충분한 고민은 필요하겠지만, 현재의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과도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나는 나를 위한 최선의 길을 선택할 것이고, 그걸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쓸데없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울, 걱정까지 모두 끌어오지 말자. 현재의 감사함과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게 인생 제대로 뽕뽑으면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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