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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북 Oct 02. 2024

방치된 빨래가 준 가을의 행복

잊고 싶지 않은 오늘의 소확행

"아 맞다, 빨래 돌렸었지!"


공부 시작하려고 하면, 왜 이런 일이 생겨버리는지.

세탁기에 두 시간 동안 방치돼있던 빨래를 서둘러 챙겨 옥상으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옥상에 빨래를 널어본다. 

옥상에 빨래 널었다가 비가 와서 이불을 다시 빤 이후로, 방에서 대충 빨랫대를 사용해 말렸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냥 방에서 말릴까 하다가, 마침 어제까지 비가 오고 멈췄기에 이때다 싶어서 나가기로 했다. 막상 나가니, 복잡했던 생각들이 밖의 시원한 바람과 같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반팔 위에 담요를 두르고 나갔는데,

사이사이 차가운 공기를 품은 바람이 담요와 피부 사이에 들어와 담요가 펄럭이는 게 좋았다. 

그러면서 아직은 여름의 뜨거운 기운을 담은 햇볕이 따뜻하게 나를 비췄다. 

옥상 아래에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더해져 오후의 나른한 느낌이 더해졌다. 


가을의 따뜻하고 시원한 날씨, 뻥 시원하게 뚫린 하늘과 여유 있는 오후였다.


아, 행복 별 것 없다!

이제 조금 기분이 다운될 때는 조금 귀찮더라도, 신발 신고 밖에 몇 발짝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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