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했다. 글로 적기에 민망하지만 내 기준에서 적은 수입에 저축액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움츠러들었고 남들이 내게 '얼마 버냐?' 또는 '얼마 모았냐?'라고 물어보면 기존에 있었던 돈보다 무조건 더 크게 불렀다. 거짓말을 해서 내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으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지! 쉽게 돈 벌려고 하면 습관이 된다. 전일제로 일하던가, 아니면 소득에 대한 기준을 낮춰. 다 가질 순 없는 거야."
나는 사실 사람들에게 수입액과 저축액을 속였다고 털어놓자 지인이 해준 말이다. 맞다. 나는 벌어들이는 수입액은 적지만 우체국금융개발원에 미술 작가로 일하면서 매우 만족된 삶을 살고 있다. 좋아하는 그림으로 돈을 벌면서 경력을 쌓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 그림 실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브런치 스토리에서 여러 차례 글을 썼지만 '나는 왜 왕따를 당하고, 공황 장애에 걸렸을까? 내가 한심해서는 아닐까'라며 자신을 한심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내 인생은 더 나아질 수 없을 거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수중에 가진 돈도 없었는 데에 유튜브에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보다가 깨달았다.
해당 회차에서는 다가오는 AI 시대에 사람들이 가진 불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았다.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게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빅 데이터 전문가 송영길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에 20대를 만나든, 30대를 만나든, 40대를 만나든, 50대를 만나든 똑같은 질문을 한다고 한다. 그걸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제 나이는 ~살이고요, 모아둔 돈은 ~원 정도예요. 남들보다 수입이 적은데 어떻게 하죠? 제가 잘 살고 있는 건가요?'
빅 데이터 전문가 송영길 작가는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이유는 사회에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돈을 중히 여기는 걸 무시할 순 없다. 다만 우리가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사회에 안전장치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내 기준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나 자신을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걸 그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학교 폭력은 나나 방관자들이 잘못해서 생긴 일도 아니고 상황이 그렇게 돌아갔기 때문이며 돈에 대한 나의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SNS상에서는 고소득자의 저축액에 대한 인증 샷을 쉽게 볼 수 있는 데에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고생한 게 있으니까 그만큼 버는 것이고 나는 남들보다 적은 시간을 일하기 때문에 수입이 그만큼 적지만 미술 작가로서 일하면서 행복하다는 사실로 만족하기로 했다.
'남들보다 수입이 적다'라고 말하는 것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있다는 증거다. 상위 10%의 고소득자는 그만한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돈을 벌려면 책임을 그만큼 더 짊어져야 하고 그게 싫으면 지금 나 자신에 만족하자. 스스로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지금 당신이 살아있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 현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 당신은 절대로 한심하지 않다. 내가 보증한다. 모두, 파이팅 하길 바란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