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성당에서 아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다

이등병에서 병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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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매주 토요일 부대 내에서 성당미사를 드린다.


아들이 병장 계급장을 달고 근무하고 있던 10월의 토요일 가을날.

우리 가족 모두는 아들 면회 겸 부대 성당에 미사 드리러 가기로 했다.


부대에 면회 간 토요일 오후는 집에서부터 날씨가 쾌청하고 좋았다.

부대 정문 위병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서 하늘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이 참으로 맑게 보였고 공기는 상쾌하면서 신선한 느낌이었다.


미사시간이 오후 4시여서 우리 가족은 3시에 아들 부대 면회장으로 갔다.

카페 분위기가 있는 부대 면회장에서 아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부대 안 도로를 따라서 성당으로 걸어갔다.

성당으로 가는 길이 너무 좋아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였지만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아담한 부대 성당에는 제대를 기준으로 왼쪽 좌석에 9~10명의 군인들이 앉아 있었고, 아들은 앞에서 부지런히 미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제대 오른쪽 좌석에 자매님이 피아노를 치고 있었고, 군인이 아닌 민간인 봉사자들과 가족분들 7~8명이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내가 휠체어를 타고 있어서 뒷쪽에 자리를 잡고 아내와 딸이 나란히 앉아 미사를 드렸다.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께서 오셔서 인사를 나누고 민간인 가족들도 반갑게 맞아 주셨다.

우리 가족은 미리 잘라 온 단감과 부대 근처에서 준비한 치킨과 피자를 내어놓고 미사에 참석한 분들과 함께 정담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아들은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미사를 드린 것이 좋았는지 싱글벙글 표정이 환하게 빛나는 모습이어서 우리 가족은 편안한 마음으로 고향에 온 느낌이었다.

부대 성당에서 위병소 면회장까지 오는 길이 공기가 맑고 상쾌하여 이곳에서 근무하는 아들에게 몇 번이고 좋은 부대라고 말하며 자주 오고 싶다고 했다.

진즉 자주 면회를 올 걸 하면서 아들이 제대하기 전 한 번이라도 더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어릴 적 고향 시골 마을 한가운데 햇빛이 잘 비추고 전망 좋은 교회가 연상되어 가끔씩 아들 부대 성당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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