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에서 병장까지
밤에 잠을 자려고 하는데 거실에서 딸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 왔다.
“아빠! 어서 거실로 나와 보세요. 계엄이 선포되었대요”
이 말을 들은 순간 군대에 간 아들 생각이 났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거실로 나가 TV를 보니 국회의사당에서 경찰과 사람들이 서로 밀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조금 있으니 헬기가 보이고 군인들이 국회의사당 안으로 들어가 유리창을 깨는 모습이 보였다.
TV를 보는 내내 군대에 간 아들이 전역 전 마지막 휴가를 나온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겁을 먹은 딸을 진정시키는 말을 하며 나도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아들 부대가 과거 12.12때 출동한 부대라고 들었는데 <서울의 봄> 영화 장면도 생각나고 휴가는 고사하고 제대는 할 수 있을까 하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저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군대에 자녀를 보낸 부모님들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지키는 자식이 대견하면서도 무탈했으면 하는 마음에 가슴 졸이며 사는 일상. 자녀가 근무하는 곳이 최전방 GOP든, 레바논 동명부대든 뉴스에 관련 단어만 나와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마음.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국내정치 상황 속에서 국군장병들이 안전하고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가길 부모의 마음으로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