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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짧게 자른 아들을 보면서

입대를 명 받았습니다.

화면 캡처 2025-03-02 224137.png

2023년 7월 9일, 아들이 입대하기 하루 전 머리를 자르러 간다고 했다.

군 입대 전 머리를 자를 때 대개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함께 가기도 해서

우리 가족도 함께 가기로 하고 동행했다.


나도 1983년 1월 31일에 논산훈련소로 가는 입영열차를 타기 전 머리를 함께 자르러 갔지만 그 당시 누구랑 갔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평소 아들이 다니는 신촌의 헤어샵에 갔다.

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전기바리깡 소리가 왠지 내 마음을 휘젓고 있었다.


왜 그리도 군대에 가고 싶었을까?

남들은 가기 싫어하는 군대를.

그렇게 시험 준비하는 것이 힘들었을까.


부모 입장에서는 아들이 하던 공부를 마무리해 목표를 이루고 군대에 갔으면 했다.

아들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군입대를 만류한 것이 사실 부모의 욕심이 아니었을까.


사각사각 머리 자르는 소리를 들으며 왠지 미안한 생각만 들었다.

군대에 가고 싶어 할 때 진즉 보내 줄 것을...머리를 자르는 동안 내내 후회가 되었다.

아들아 미안하다 !

31살에 군대를 가게 해서 아버지로서 정말 할 말이 없구나.

부디 건강하게 군 복무하기를 바랄 뿐이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수많은 부모들은 아마 이러한 마음이겠지 하는 생각으로

내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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