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극한체험 폐쇄공포증
평소 어깨와 목통증으로 고생하던 나에게 아는 지인이 가보라고 소개해 준 병원이 있다.
예약을 잡고 외래를 갔던 날 담당 교수님은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하여 일단 MRI를 찍자고 하셨다.
다행히 가까운 날짜를 받을 수 있었고 아침 7시 30분 병원에 도착 하였다.
30분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전 고지를 듣고 귀마개에 이어 헤드셋까지 장착한채 눕게 되었는데
그제서야 생각보다 힘들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통안으로 들어가기 전, 중간에 힘이 들면 발을 들라는 이야기와 함께 검사가 시작 되었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뭐 소리가 좀 많이 거슬리기는 했으나 참을만 했다.
그런데 15~20분 정도가 지났을까?
갑자기 숨이 안쉬어지고 심장이 터질것만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발을 정신없이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동안 눈물이 저절로 또르르 흘러 내린다.
밖으로 몸이 꺼내져도 한참을 진정이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나는 내가 폐쇄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다.
하긴 나는 약간 결이 다르긴 하지만 비행기 타는 것도 힘들어 한다.
그 안에서 나는 타는게 아니라 버틴다고 하는 표현을 쓰는게 더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선생님이 3분 정도 남았으니 조금만 더 버텨 보자고 어르고 달래서 겨우 마치기는 했다.
옷을 갈아 입는데 진정이 되지 않고 손이 떨렸다.
물도 마셔 가며 안정을 취하고 있는데 담당 선생님께서 옆에 앉아 괜찮냐고 물어 보신다.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너무 침착하고 친절하셔서
그 와중에도 딸 하나만 더 있으면 소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 나오는데 내 다음 차례인 어떤 아저씨가 들어가는게 얼핏 보였다.
그 아저씨가 나처럼 겪을 일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혀를 한번 차주고 아련한 눈빛을 보내 본다.
아침 부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집에 돌아와서도 편두통 때문에 하루종일 앓았다.
에효 이놈의 몸뚱아리...
뭐하나 나는 쉽게 넘어가는 일이 없다.
살면서 이런 경험은 다른 이들에게 절대 추천해 주고 싶지 않다.
건강하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