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광규 「꽃나무」

by 김지숙 작가의 집


꽃나무도 생의 나날을

아름답게만 살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봄비에 꽃잎을 모두 털어 내었다

너도 그리고 나도

한 때는 환하고 화사한

벚꽃이거나 구슬꽃나무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시사철 꽃으로만 살기가 어려워

비바람에 잎을 내밀어

가을에 한번 뜨거워지기를 바래는 것이다.

-공광규「꽃나무」



사람들은 지구에 존재하는 영적 생명체로 나무, 고래, 인간을 든다. 그 중에서도 나무는 순수하고 수준 높은 영적 생명체로 인간영혼의 상승을 도와주는 존재로 생각한다. 일설에 따르면 숲의 나무는 상대방 나무를 살리기 위하여 가뭄 때면 자신이 지닌 수분을 뿌리로부터 방출하고 다른 나무들을 서로 돕고 살리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방출한다고 한다. 더군다나 나무들은 인간이 숲에 오면 인간을 영적으로 성숙시키기 위해 그리고 인간과 교감하기 위한 알파파를 방출한다고 한다.

시 「꽃나무」『작가와 사회』(2004.가을)에서는 봄비에 꽃잎을 모두 털어낸 꽃나무를 통해 꽃나무의 생이 아름답게 살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이는 꽃의 일생도 늘 아름다울 수만 없다는 점을 들어 그리고 외적인 자극에 반응하게 되는 꽃나무의 모습과 화자는 동일시되어 있고 나무의 일생을 통해 자신의 삶을 깨닫는 매개가 된다. 자신의 삶의 나날들을 결부시키고 있다. 그리고 화자 역시 한 때는 벚꽃이거나 구슬꽃이었을거라 위로한다. 그리고 꽃으로만 살다 갈 수 없기에 다시 한번 가을단풍으로 뜨거워지기를 바란다고 한다.

이 세상은 물질로 존재함이 당연해 보이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물질이란 의미를 발견하고 생산하며, 정보를 전달하는 체계에 불과하다. 이차크 벤토프는 《우주심과 현대물리학》에서 신성하게 모셔지는 바위나, 나무는 인간이 그에게 비는 어떤 정보들을 습득하게 되고 이러한 정보가 축적이 되어 강력한 힘을 가진 나무 정령이 된다고 한다. 마치 지하세계 발견되는 보석이 지하의 음습함을 빨아들여 강력한 정령으로 태어나듯, 사람들에게 추앙받은 나무는 강력한 정보를 지닌 정령으로 발달한다고 한다.


최기순의 「목련나무」『시와 사상』에서는 일년에 한번 불을 켜는 목련나무가 있다. 먼지가 쌓여있는 집들의 모든 어둠을 흡수하여 목련나무의 꽃을 피운다. 그리고 목련꽃이 피어 있는 동안은 모든 식구들은 어둠을 잊고 목련꽃에 마음을 모아 신기하게 바라본다. 바로 목련나무의 꽃핌을 통하여 이전의 시각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그의 시에서 목련나무의 존재는 그 집의 모든 신령함을 만드는 희망의 정령으로 표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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