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천상과 지상, 지하를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하지만 지난 가을 시단의 나무들은 잘린 나무기둥, 깨달음의 매개가 되는 나무, 그리고 여성성과 관련된 나무 등 다양한 나무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잘린 나무일 경우, 기둥으로서 지하, 지상, 천상을 잇는 통로역할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기에 그 몸부림들은 불안으로 표출된다. 그리고 깨달음과 관련된 나무의 경우, 딱따구리의 탁목소리를 독경소리로 들음으로써 깨달음을 얻게 되고 천상으로 나아가는 매개가 되거나 나무를 통해 스스로를 다스려 낸다. 또한 나무와 교감하고 나무와 일체됨으로써 나무의 인간화, 인간의 나무화로 그려지기도 한화자는 다. 마지막으로 여자와 나무는 지구상의 생명체를 살려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반면 여자의 일생처럼 나무도 생에 지친 초라한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처럼 시에서 뿐 아니라 나무는 인류가 지닌 가장 기본적인 상징물 가운데 하나이며, 하늘, 지상, 바다를 통합하는 지점이 되고 우주의 생명을 구현하기도 한다. 잎은 천상에, 뿌리는 지하에 둠으로써 영원한 재생에 기여를 하고, 수많은 생명체를 보호하며 그들에게 양식을 제공해 주는가 하면 석기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세계의 축을 의미하기도 하는 나무는 인간이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하여 인류에게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었다. 시에서 뿐 아니라 나무는 존재와 부재를 한번에 가지면서 끊임없는 순환을 통해 불멸의 생명성을 유지해 왔고, 한번은 시인들 마음을 마구 뒤흔들어 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