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찬 「목격자」

by 김지숙 작가의 집

새는 좌우의 날개로 중심을 잡아 날고, 천칭 저울은 절충점 찾을 때 비로소 멈춘다. 우리는 상대와의 대화를 시도하나 쉽게 거리가 좁혀지지 않은 경우를 경험한다. 이는 상대와의 공감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며 원만한 대화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존재의 종말, 묵시록 한 장 읽는다

변두리 설움에 바람난 바다 한 폭, 치맛자락 한 뼘 올려

물렁한 속살 드러내고 숨을 돌릴 때 다가선 어부 하나

애무에 젖는다

수상쩍다 하늘-

백년 천년 한 줄로 서 있는 강고한 3형제

좌도 중도 우도, 눈 깜짝 할 사이

골목시장 허름한 가게 일수 도장 찍듯이

해상 붙박이 생명 남김없이 거두어간다

해무가 삼켜버린 섬!

우도 좌도 사라지고 마지막 목숨줄 끊어진 중도

예수 공자의 길

현장 학습시킨 섬찍한 종말 사념이 사늘하다

너와 나

한순간 소리 없이 지구 떠날 그날까지

최후를 바르게 재우치는 장봉도 눈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안재찬 「목격자」





사티어(Satir)는 소통의 유형으로 비난형 회유형 초이성형 산만형 일치형을 든다 비난형(blaming)은 주장이 강하고 독선적 명령적 지시적이다. 자신이 강하게 보이려고 타인을 통제하고 외적으로는 공격적 내적으로는 스스로 실패자라 느낀다 회유형(placating)은 자신의 감정은 무시하고 의존적 순종적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려고 애쓰며 무조건 찬성 동의 인정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산만형(irrelevant) 혹은 혼란형(distrating)은 말에 요점이 없고 자신과 다른 사람 상황을 무시한다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며 비합리적이며 책임 없는 말을 하며 집중하지 못한다 일치형(congruent)은 자신이 중심이 되어 관계를 맺고 사람이 필요한 경우 스스로 선택한다 소통 내용과 내면의 감정이 일치하여 진솔한 소통이 가능하며 적절한 언어로 표현한다 자신과 타인 상황을 신뢰하고 높은 가치관을 가진 한편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이다 초이성형(super-reasonable)은 자신과 타인을 무시하고 상황만 강조하며 비인간적인 객관성과 논리성으로 원리원칙을 강조한다

위의 시 「목격자」에서 화자는 ‘존재의 종말, 묵시록’에 대해 언급한다 흔히 종말을 의미하는 단체들에서는 비난형의 특성이 나타난다 강하게 보이기 위해 타인을 통제하고 명령하는 이 체계와 초이성형이 갖는 ‘상황을 중시하는 특성’을 함께 지닌다

시의 화자는 좌도 우도 중도라는 세 섬이 한꺼번에 해무에 사라지고 거기에 붙어사는 생명들조차 남김없이 거두어가는 점을 들어 이러한 타인을 강하게 통제하는 특성과 상황에 주목하는 점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화자는 이 세 섬에서 일어난 생명의 종말을 바라보는 상황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화자의 내면으로 들여와서 ‘예수’와 ‘공자’가 가는 길에 대해 현장 학습한 소감을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라고 하여 중도가 지닌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즉 일치형이 지니는 자신이 중심이 되어 좌우상하를 조절하며 살아가는 스스로가 선택하는 유형으로 살아가고자 스스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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