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산 밥나이 잠나이

by 김지숙 작가의 집

지금까지 나는 내 몸뚱이나 달래며 살아왔다

배가 고파 보채면 밥 집어넣고

졸리다고 꾸벅이면 잠이나 퍼 담으며

오 척 오 푼의 단구 그 놈이 시키는 대로

안 들으면 이내 어떻게 될까보아

차곡차곡 밥 나이 잠 나이만 그렇게 쌓아왔다

-윤석산 밥 나이 잠 나이





먹는 음식이 곧 그 사람이다 따라서 지금 현재의 자신의 몸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가 먹은 음식들로 이루어진 결과물이 된다(Fraser Evan DG· Rimas Andrew 2012) 현재 먹고 마시는 음식들이 미래의 자기를 만든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떤 음식이든 함부로 먹지는 않게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때때로 먹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시에서 화자는 밥을 굶주림은 채우는 용도로 먹어왔다고 고백한다 따라서 음식에 대한 자각과 우리 삶에서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간과했다는 점을 깨닫는다 본능적 삶을 함부로 살아온 화자는 문득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계기를 갖는다 먹고 자는 인체가 요구하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존재한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행위로 이루어진 존재가 곧 화자 자신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하지만 시의 화자는 자신의 삶에 긍정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부정적이지도 않지만 화자만의 방식으로 삶을 자각한다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며 삶의 목표가 뚜렷하지도 않는 화자는 주어진 생활 속에서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는 점을 담담하게 언급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겪은 일에 관해 거부감 없이 상호소통하거나 자신의 얘기를 스스럼없이 만들어 낸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고통을 극복하거나 용기를 내어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과거의 사건이나 생각에서 이러한 점을 찾는 행위는 실제로 이롭다기보다는 당자의 바램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삶이 근원적인 생존의 해결에 일관되어 왔기에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화자는 과거의 자기는 가장 기본적 욕구를 해결하는데 급급한 삶을 살아왔다 자신에 대해 ‘어떻게 될까 보아’라는 반성도 한다 그 행위들은 결국 자신의 삶의 기본적인 욕구를 근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로 화자는 충실했던 자기 삶에 대해 푸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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