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굳어가는 병에 걸린 그녀는
무허가 지압집 3층 계단을 오르며
자꾸만 나를 쳐다봤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신발을 신고
한 칸씩 계단을 오르는 그녀는
어디 가서 밥 먹고 오라고
숟가락을 입에 대는 시늉을 했다
-정용주 밥
VE 프랭클이 말하는 로고테라피란 이성과 거기에서 만들어진 가치나 의미라는 정신적인 원리에 기반을 둔다 이는 자기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데 최종 목표가 있다 자기 한계를 넘어 그 상황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을 책임질 능력이 있다 따라서 주어진 환경 속에서 선택하는 자유를 활용하여 처한 상황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한다 인간을 심리적 신체적 통일체로 보고 정신적인 것을 심리적인 것으로 환원한다는 점을 비판한다 말하자면 정신적 차원이 심리적 측면과 환원되지 못하는 본질적 차원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심리와 신체의 동일체로서 인간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자신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뼈가 굳어가는 병에 걸린 아픈 여자가 건강한 화자에게 밥을 먹고 오라는 시늉을 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건강보다는 오히려 화자의 건강을 챙기는 점은 오히려 아이러니하다 이는 몸이 아픈 여자가 삶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려는 의미를 드러내는 한편 주어진 삶에도 만족하는 등 큰 영향을 미친다(Lyubomirsky et al 2005)
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신발’을 신은 여자가 있다 그는 열정적이고 활동적이며 민첩함을 느끼지는 않지만 분수에 맞게 한 칸씩 오르는 모습에서 자신의 건강정도를 잘 알고 있으며 타인을 챙기는 배려심을 드러낸다 좋은 감정에서 나아가 건강 삶에 만족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한다(Burns et al 2008) 무거운 신으로 계단을 오르는 그녀의 신체는 건강에 대해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몸짓들은 구태여 드러내지 않아도 그녀의 몸 상태를 알게 된다 자기의 밥이나 삶의 의미를 챙기기 보다는 화자의 삶과 밥에 관심을 돌린다 최근 의학계에서 발견한 호르몬 가운데 ‘다이돌핀(Didorphin)’이 있는데 이는 엔도르핀의 4천배에 달하는 효과를 지니며 이 다이돌핀은 깊은 감동을 받거나 특히 남을 도와주고 난 뒤 생기거나 진리를 깨닫고 난 후 감동을 받을 때 생긴다 체내에 다이돌핀이 형성되면 엔도르핀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유익한 호르몬이 다량 분비되어 면역 체계에 강력한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켜 각종 질병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 속의 그녀에게 ‘밥’은 단순히 상대의 끼니를 챙긴다는 의미보다는 절박한 삶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한 가닥 희망이다 계단조차도 힘들게 오르는 상황에서는 자기 삶이나 밥에 의미를 두지 못하지만 밥을 먹는 행위를 화자에게 대신하라는 의미에서 끝까지 놓지 못하는 희망을 화자에게 건다 인간은 자신이 살아갈 기회가 박탈당하는 순간에도 그 시련을 받아들이고 마지막에는 삶의 의미를 찾는다 시에서 화자에게 삶의 의미란 타인에 대한 사랑이며 이는 자신이 취해야 할 삶의 절대적이며 잠재적 의미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이런 점에서 보면 시에서 여자는 이미 자기 의지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사람은 태어난 이상 누구나 죽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며 그 사실을 인식한다면 매 순간 삶을 함부로 살아가지 못한다 화자의 경우 아프고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상대를 위해 숟가락을 입에 대는 모습에서 이미 여자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갖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