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과 소리

by 김지숙 작가의 집

소리




소리에도 맛이 있다


커피라고 하면

아메리카노 바닐라라떼 아보카도

같은 커피들이 혀끝을 다녀간다


친구의 이름을 들으면

그 이름에 새겨진 맛이 혀끝으로 달려온다


내 이름을 불러 본다

어색하고 딱딱하지만 정다운 맛이다


지저귀는 새소리는

토마토 맛이다가

또 다른 새소리는 탄산수 맛이다


소리도 맛을 낸다



소리가 맛이 난다는 것은 친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보면 안다 물론 그 사람이 주는 느낌이 이름에 인지되어 느껴지는 감정이고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름을 알게 되면 내가 아는 비슷한 이름의 사람을 연상하여 그가 주는 느낌과 맛을 더해 판단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소리가 기억하는 선험적인 기억이 중심이 되는 것 같다

좋은 이름도 그 사람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고 이름 때문에 출세하는 사람도 괜찮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이름이 주는 맛은 알게 모르게 인지되어 이미지를 형성한다

평범하고 같은 이름이 많은 사람들은 비슷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고들 한다 물론 어느 작명가들의 말이긴 하지만 미덥지 않다 어쩌면 전혀 다른 사람을 살아가는 것을 더 많이 봤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이 이름이 성과 합쳐지는 순간 최고의 맛을 내는 것 같다 평범한 이름이지만 특별한 성이 붙어서 사람도 살고 이름도 살아나는 경우를 더러 본다

꽃이름도 마찬가지이다 특별히 예쁠것도 없는데 이름이 특별한 경우가 있다 애기별꽃 등심붓꽃 며느리 밑씻개 매발톱 가래바람곷 쥐오줌풀 족두리풀 바위남천 나도 개감채 박주가리 큰 개불알꽃 벌노랭이 산자고 쥐꼬리망초 꽃며느리밥풀 골무풀 노루귀 미나리아재비 질경이

이름만 들어도 그 느낌이 와닿고 꽃에서 이름의 유래를 찾고 맛을 느끼게 된다

이름과 부르는 소리 내는 소리 등에서 그 멋과 맛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그래서 특별한 이름을 찾고 부르고 짓는 것은 아닐까 그냥 생각없이 턱 붙여진 것 같아보여도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그런 이름을 갖고 싶은 것은 나만의 소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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