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방울
누가 물 한물울을 우습게 보나
수직으로 수평으로
투명하게 속살 다 드러내며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따뜻하다 서늘하다 무시로 바뀌며
검실검실 파고들어
쉴새없이 두드리며
쏟아내는 그 힘을
어디에도 가고 무엇이든 껴안고
영원히 갇히지 않는 무적의 영혼을
누가 가볍다 여기나
물처럼 흐르는 마음을 지닌다면 팍팍하지 않고 유연하리라 고이지 않고 흐르기 때문에 영원히 어디론가 떠나리라 무한변신하기 때문에 잘 적응하리라 물은 너무 많은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불 지나간 곳은 형체라도 남지만 물이 지나간 자리는 형체가 없다고들 한다 그만큼 큰 물 성난 물이 지나가면 남는 것이 없다 물이 성나게 하지 말아야 하고 불 이상으로 잘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칼로 물베기라는 말도 있다 물은 무엇으로도 벨 수없다 다만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갈라질 뿐이다 강이 세줄기 네줄기 나 있는 곳에 서면 물의 힘이 느껴진다 물은 스스로 무엇을 가르지 무엇에 의해 갈라지지 않는다 어찌보면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당당하고 도도하고 멋진 사람을 닮았다
물의 물성을 지닌것들을 좋아한다 개울 강 바다 이슬 연잎위를 구르는 물방울 베어나간 나뭇잎이 마지막으로 흘리는 눈물을 누구도 잘 기억하지 않는다 산불에 수많은 나무들이 붙타면서 흘리는 눈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눈물방울
사람들은 남의 눈물은 기억하지 않는다 눈물은 사랑과 사람과의 관계 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측정기이다 그 사랑으로 얼마나 내 몸의 눈물이 빠져나갈 수 있게 만느냐에 따라 그 사랑의 거리와 깊이 중요도를 알 수 있다 피한방우로 혈당을 체크하듯이 언젠가는 눈물한방울로 사랑의 다양한 의미와 내용들을 알아낼 수 있을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