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상상 그 너머의 따스함

윤동주 동시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윤동주 동시론




빨랫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는

지난밤에 내동생

오줌 싸서 그린 지도

꿈에 가 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 간 아빠 계신

만주 땅 지돈가

-⌜오줌싸개 지도⌟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온다.

-⌜해바라기 얼굴⌟


무엇보다도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상상은 아이의 관점에서 쓰였다. ‘오줌 싼 요’를 통해 지도를 연상하는 표현은 순수한 느낌을 실감나는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하는가 하면 해바라기의 얼굴을 반복 사용하는 운율과 음악성을 지닌다. 주변에 있는 ‘오줌 싼 요’ ‘해바라기’와 같이 흔히 보이는 사물들을 낯설게 만들고 새로운 존재감을 부여하면서 아이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힘을 지닌다. ⌜오줌싸개 지도⌟에서는 동생이 요에 싼 오줌을 보고 지도를 연상하고 그 지도는 엄마를 연상하여 별나라 지도로 보였다가 아빠를 연상하는 만주땅 지도로도 보이는 영역의 확장으로 나타나며 이는 얼룩진 오줌의 의미가 엄마나 아빠에 대한 화자와 동생의 그리움으로 확장된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시 ⌜해바라기 얼굴⌟에서는 해바라기가 가진 밝은 이미지가 아니라 피어나고 시드는 생래적 이미지에 착안하여 아침의 누나 얼굴과 저녁의 누나얼굴을 선명하게 비교한다. 해가 뜨는 아침에는 활짝 피어 있지만 저녁이면 해를 보지 못해서 고개 숙이는 해바라기의 이름에서 오는 특성과 일을 끝내고 들어오는 누나의 지친 얼굴의 동질성을 눈에 보이듯이 그려낸다. 화자는 ‘해바라기’를 통해 누나의 얼굴을 떠올리는 의미를 확장한다. 해바라기가 육체의 눈으로 봤다면 누나의 얼굴은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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